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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조선일보 2000.5.5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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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10회 작성일 17-01-19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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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깨끗하고, 쾌적하고 그리고 아름다운 화장실' 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화장실과
의 전쟁을 선포한 지도 몇 개월이 됐다. 
화장실 개보수에 천만원까지 융자

화장실의 '화'자만 들어도 귀와 눈이 번쩍뜨이는 지경이 됐는데, 서울시 환경위생과에서 우리 연대에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다. 서울시내 14만여 식품접객 업소에 업소당 1000만원까지 화장실 수리비용을 식품진흥기금으로 융자해 주는 계획안이 확정되어 5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소식이었다.
그 동안 언론매체를 통하여 서울시에서 식품접개업소의 화장실 수리비용을 융자하여 준다는 보도가 나간 후 많은 시민이 이에 대해 알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연결이 잘 안된다며 우리 시민연대로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집 화장실을 고치고 싶은데 융자가 가능한가"에서부터 "우리건물은 음식점은 없고 상가만 들어있는데 그곳도 대상이 되는지....."등등 화장실을 개ㆍ보수하고 싶은 분들의 문의가 많았다.
그러나 식품진흥기금에서 지원이 되는 것이기에 순수관련업소만 해당된다는 답변이었다며, "우리에게도지원이 되면 좋겠다."고 섭섭해하시는 분들이 있었다. 정작 대상이 되는 분들 중에서도 "우리 집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작은 것 하나라도 고치는 건 집주인의 허락이 있어야하고, 허락을 받았다고 해도 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언제든 가게를 비워줘야 하는데 나갈 대 주인에게 화장실 고친 비용을 달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라 정말 고치고 싶어도 고치지 못하는 심정도 알아달라"고 하소연하는 분도 많았다. 앞으로 서울시의 담당 부서와 우리 시민연대가 공동으로 이 문제를 고민하면서 좋은 방안을 연구하고 함께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려고 한다. 

서울지역 14만여 곳의 식품접객업소 중 화장실의 개ㆍ보수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약30%라는 것이 조사결과다. 이제는 재원도 마련되고, 융자조건도 저렴하다니 개ㆍ보수를 원했던 업소야 반가운 일이지만. 아직도 "화장실이라는 것이 있기만 하면 되지 고쳐라 바꿔라 별 말을 다 하네"라고 생각하는 일부 건물주주나 업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화장실문화 가꾸기가 '별난 짓'이 아닌, '고객을 배려하고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첫 번째의 준비'라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을까.
어제 아침 서울 광진구에서는 화장실 시설개선을 하는 업소에는 이러이러한 혜택을 준다는 발표도 있었다. 화장실 문제는 업주도 물론 감동을 받아야 하겠지만 첫째는 고객이 감동을 받아야 하는 문제다. 때문에 한 두달만 잘 하고 끝낼 일도 아니고, 계속 서비스정신에서 깨끗한 화장실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건 마땅한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화장실 가꾸기는 잠시 불었다 없어지는 바람 같은 문화가 아니기를 바란다. 88올림픽 때도 분명히 가꾸고 바꾸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다시 2002년의 월드컵을 대비한 행사로 그칠까봐 걱정된다. 

성공경영의 '필수'인식을

화장실문화란 우리들의 삶에서 조금씩이나마 건강하고 아름답게 키워가는 균형잡힌 한 그루의 나무와도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우리의 생각이다. 함께 물 주고, 아끼고, 가꾸어나가면 이른바 '화장실 문화' 도 우리생활 속에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인 후지노 히데토라는 사람은 '성공하는 경영'이라는 기고문에서 "화장실이 깨끗한 회사가 성공한다고는 말 할 수 없지만, 화장실이 더러운 회사의 투자는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글을 썼다. 화장실에 관심을 갖지 않는 회사나 업소로부터는 고객들이 발길을 돌린다는 것을 이제는 시민들이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때문에 다시 찾고 싶은 곳, 다시 가고 싶은 곳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표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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