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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기고] 여성 화장실이 왜 적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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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22회 작성일 17-01-1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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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혜령/화장싱문화시민연대 대표〉
“여기 화장실 신발 신고 들어가나요, 벗고 들어가나요?” “신발 신고 들어가세요.” 이 대답에도 화장실 문 앞에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고 볼 일을 보시던 할머니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고 여겼다. 화장실은 신발을 벗고 들어갈 정도로 생활속 문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도저히 변화될 것 같지 않던 화장실을 바꿔보자는 화장실 가꾸기 운동을 펼쳐온 지 6년이 됐다. 화장실은 그동안 ‘5불의 불명예’(불결, 불편, 불량, 불안, 불쾌)를 가지고 있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한 줄로 서기’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화가 그 곳에서 조금씩 자리잡고 있다. 몇년 전 강남 운전면허시험장에서 화장실 개·보수 작업을 하면서 화장실 문화개선에 관한 문의를 받았다. 현장을 방문, 확인해 보니 남자는 7평(대·소변기 합쳐 11개), 여자는 4평(대변기 4개)의 화장실 공간을 가졌다. 타일이나 거울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 겉모습의 변화만 개·보수 논의를 하고 있었다.
시험장 남녀 수강생의 비율을 물었다. 개원 시에는 남자가 70%, 여자가 30%였다. 지금은 여성이 60%, 남성이 40%의 비율이라고 했다. 남성과 여성의 화장실을 바꾸면 비율이 적정하니 그렇게 개·보수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관계자는 “그런 부분까지는 잘 몰랐다”면서 흔쾌히 제안을 수용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가 여성 화장실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여성 화장실을 남성과 똑같이 늘려야 한다는 데에는 찬성할 수 없다. 장소에 따른 탄력적 운용이 중요하다. 즉, 축구장이나 농구장 같은 스포츠 경기장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런 곳에서는 여성 화장실은 한가하고 남성 화장실은 긴 줄을 이룬다. 이런 곳에서는 남녀의 비율을 감안한 화장실 개·보수가 필요한 현장이다.
반대로 공연장, 극장, 쇼핑센터, 시장, 터미널 등 여성 이용자가 많은 곳은 언제나 화장실 부족난을 겪는다. 이럴 때에는 여성들이 비어 있는 남성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지. 여성의 사회활동 인구가 적었던 시절에 만들어졌던 남성 위주의 화장실 변기 비율에 대한 시정조치가 내려졌다. “여성의 변기 비율을 남성 대·소변기의 수만큼(또는 이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공중화장실 법률도 만들어졌다.
다행히 곳곳에서 여성 변기 비율을 높이자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법이 갖고 있는 기능과 역할 가운데 중요한 것은 행정기관의 임무와 기능을 규정하는 것이다.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위해 행정기관이나 법이 동원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동안 여성들이 겪었던 생활불편은 새 법의 집행을 통해 보상받고 개선돼야 한다. 사회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 생활이 행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과 배려를 가져야 한다. 화장실은 화장실 문제로만 국한되지 않고 여성에 대한 배려, 약한 자에 대한 관심이라는 공동선과도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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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005-10-02 18: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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