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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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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투어 견문록 청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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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83회 작성일 17-01-1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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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투어 견문록 청계천 >

- 조의현(화장실연구소소장) -



들어가기.

그렇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고 보니 화장실문화도 그간 너무 많이 변했다. 이런 경우에도 상전벽해(桑田碧海)란 고사성어를 인용하면 너무 과하다고 할 독자도 있기는 하겠지만.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화장실 위생기기 제조회시에 근무한 인연으로 일본연수를 마치고 귀국길(1995.7), 도쿄 서점에서 책 한권을 구입했다. 그 책 제목이 “화장실이 변 한다”였다. 그리고 1997.4. 상기 책을 번역하여 몇몇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일이 있다.

그러는 사이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정부쪽에서 한국관광공사가 주관이 되어 “Best. Worst 화장실 선발” 행사가 개최되고, “한국 화장실 협회” 및 “화장실 문화 시민연대” 등의 민간단체가 만들어 지기도 하였다. 급기야는 1999년 세계 최초로 전대미문의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이 탄생되기도 했고...... 
우연 하게도 이러한 일련의 변화들이 필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필자가 생각했던 방향대로 진행해 왔던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아직도 부분적으로 미흡한 부분이 없지는 않겠지만 각계각층의 합심된 노력의 결과로 우리나라의 공중 화장실 수준은 가히 세계 정상급에 와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 하면서, 관리자의 유지관리 기법과 이용자의 이용문화 향상에 주안점을 두면서 화장실 문화가 계속 발전되어 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차제에 화장실 문화 시민연대에서 자체 홈 페이지를 활용, 칼럼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에 한발 일찍 화장실 문화에 눈을 뜬 사람으로서, 한발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는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들을 두서없이 적어가 보려고 한다.
관심 있는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면서.....


1. 청계천 

"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제목을 ”화장실 투어 견문록”으로 정해 놓고 화장실이 없다는 청계천을 1번 타자로 정한 것에 혹 독자는 의야 해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생각의 관점은 광대무변 하다고나 할 가? 화장실이 없기에 화장실 자체가 더 문제점으로 등장할 수 있고, 그러기에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도 더 무궁무진하게 전개될 수 있을 것 같기에 감히 첫 번째 순서로 잡아본 것이다.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시작하여 중랑천 합수지점까지 총연장 8.14km에 이르는 청계천 복원공사는 2003년 7월에 시작되어 금년 9월에 완공 되었다.

8-051123-01.gif잠시 청계천의 기구했던 복원까지의 역사를 아주 짧게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인왕산과 백악산의 남쪽 기슭과 남산 북쪽 기슭에서 발원하여 서울을 서에서 동으로 관통하여 중랑천과 만난 후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청계천은 자연하천이자 인공하천이기도 하다. 청계천은 서울을 지리적으로 나눌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나누고 또한 서울사람을 모이게 했던 물길이었다. (중략)

청계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도심의 생활하수를 모아 한강으로 흘려보내는 것이었다.

8-051123-02.gif따라서 청계천 치수의 핵심은 강바닥에 쌓인 토사를 퍼서 강바닥을 깊고 넓게 하는 준설작업과 제방을 튼튼하게 하여 홍수피해를 막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준설작업 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나온 것이 “복개공사”였다.

1978년까지 수차례에 걸친 공사 끝에 청계천은 비로소 땅속에 묻히게 되었다. 거기에다 늘어나는 교통량 해소를 위하여 청계 고가도로까지 완공됨에 따라 청계천은 콘크리트 더미에 두 번 묻히게까지 되었다. 청계천의 복원은 역사 속에 묻혀있는 청계천을 되살림 으로서 600년 고도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회복하고, 서울을 자연과 인간중심의 친환경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했다. 또한 강 남북의 균형적인 발전도 도모하게 될 것이다. 이로써 서울은 도시구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여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21세기 문화, 환경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며, 서울시민들의 문화 경제적 “삶의 질”은 한층 더 향상될 것이다. (서울시 자료에서)*

이렇게 서울의 명물임은 물론 한국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된 이곳을 필자는 게으른 탓으로 완공된 지 40여일이 지난 11월 초 주말에 찾게 되었다.
그냥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그간 신문 등 매스컴을 통하여 제기되었던 여러 가지 문제들 중 화장실에 관한 이용시민들의 불편사항을 같이 체험해보고, 개선점도 찾아볼 생각을 하면서.....
8-051123-03.gif필자는 처음부터 출발점을 청계천의 발원지인 청계광장이 아닌 청계천이 중랑천과 합수되는 청계천의 끝자락으로 정했다. 그러면 혹시 남들 눈에 잘 띠지 않았던 또 다른 느낌이라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으면서 말이다.

8-051123-04.gif그런 덕(?)인지, 얼마 안가(살곶이 공원 근처)서 청계천에는 없다던 간이 화장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름 하여 “순환식 수세화장실”로 청계천변 남쪽 뚝 경사면에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이곳은 시내중심부처럼 통행인파가 많은 곳도 아니고, 인공적 손질도 적은 청계천의 하류지역 이었다.
뚝 경사면에 설치되어 있어 오르는데 불편함이 있고, 화장실자체 내에도 계단이 있으며 남성용 쪽으로 이동 하기에 위험한 요소도 있었지만 내부는 생각보다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잔잔한 음악도 흐르고 휴지와 간단한 거울이 비치되어 있었다.
한편 청계천변 북쪽 지하철 용답역 근처 경사로에 앞에서 본 것과 같은 유형의 화장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먼저 번의 경우와 같은 타입이었으나 약간 규모가 커 남녀 화장실 사이에 장애인(다목적) 화장실까지 같이 있었다. 출입을 위한 유도로 경사도 완만한 편이었다. 

8-051123-05.gif하류 쪽 이라 개방화장실로 이용할만한 마땅한 건물이 없어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어이되었건 없는 것 보다는 훨씬 좋았다.
한두 가지 조언을 한다면 두 곳 모두 손을 씻을 세면대가 없었고, 전자의 경우는 조금 낮은 곳으로 이동하고 출입구 경사를 완만하고 안전하게 고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후자의 것은 장애인화장실 출입문에 조그만 턱이 있는데 이왕이면 이것이 없으면 장애인이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8-051123-06.gif화장실 체험을 위하여 계단을 몇 번씩 오르내리는 힘든 일은 있었지만 늦게나마 이렇게 청계천을 찾은 것이 무척 잘한 결정 이었다는 생각을 몇 번씩 하게 되었다. 이유인즉 만나는 자연과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게 좋아 보일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억새를 비롯한 야생초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고, 가끔씩 하류 쪽에서 눈에 띈 물오리들의 활기찬 물장구도 보기 좋았고, 상류로 오면서 빨라지는 물 흐름 속에서 오랫동안 못 느꼈던 삶의 생동감 같은 것도 맛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만나는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도 맑고 즐거워 보였다. 하류 쪽 에서는 비교적 여유 있게 거닐면서 나누는 젊은 연인, 가족 간의 대화도 엿들을 수 있었고, 50은 족히 넘어 보이는 노년의 부부가 부인에게 자전거 타기를 가르치는 정겨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상류로 오면서 인파가 많아지고 걸음의 속도도 느려지면서 마주 오는 상대편과 부딫치는 경우도 많았지만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들 보다는 웃으면서 양보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일행끼리 나누는 이야기의 소재도 정치적인 것 보다는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참 좋네”라는 등의 덕담이 주를 이루는 모습이었고, 중간 중간 펼쳐지는 문화 이벤트 행사들도 눈요기는 물론 찌든 일상생활에 새로운 활기를 넣어주는 청량제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다시 화장실 이야기를 하면서 청계천 견문록을 끝내고자 한다.

8-051123-08.gif언론에 보도 되었던 대로 청계천에는 분명 화장실이 없다. 그래서 중간 중간 청계천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출입구에 화장실 안내표시가 되어 있고 85개 건물의 화장실을 개방토록 하여 청계천을 찾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초기에는 밀려드는 인파로 화장실이 대 만원을 이루게 되어 건물주, 관리자, 이용자 모두가 큰 불편을 겪은 모양인데 필자가 찾았던 날의 화장실들은 모두 그러한 혼잡을 찾을 수가 없었고 개방도 잘되어 있는 편이었다.

8-051123-07.gif물론 지체장애자, 노약자, 임산부 등에게는 화장실까지 가는 거리, 계단, 경사도로 등이 불편한 것만은 사실이라 하겠다. 중간 중간에서 안내를 맡고 있는 안내요원들이 좀 더 구체적으로 화장실의 위치를 알고 있다가 문의하는 사람들에게 확실하고 분명하게 설명해주었으면 무척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실제로 물어본즉 “저쪽으로 가면 있어요” 라는 식의 추상적인 설명이 대부분 이었다.)

초기단계라,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도 거처야 겠지만 어이되었건 종국적으로 청계천에는 화장실이 만들어져야 겠다는 소견이다. 그것도 좀 더 여유롭고 정상인이 아닌 분들 (예를 들어 지체장애우, 노약자, 임산부 등)까지 자유롭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한 디자인으로 말이다.

물론 위치선정 등에 애로점이 없는 것 도 아닐 것이고, 이용과 관리에 따른 지저분해짐 등의 문제점도 제기되겠지만, 전자의 경우는 화장실문화 시민연대 등의 전문가 의견과 일반시민의 아이디어가 공모되면 쉽게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며, 약간의 시간과 관리주체의 조그만 노력만 부가된다면 후자에 관한 것도 충분히 극복될 것으로 확신한다. 2002 월드컵 당시에도 화장실 문제를 거뜬히 해결했던 문화국민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또한 아직 복원 된지 얼마 안 되는 만큼 조금 시간을 갖고 차분하게 기다려 보는 것도 문제해결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서울시 에서도 이미 이 부분(화장실)에 대하여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우선은 불편을 조금씩 참으면서 청계천을 즐길 수 있는 일반 시민의 성숙된 지혜와 현재 화장실을 개방하고 있는 건물주에 대한 상응하는 인센티브제도의 마련 그리고 이용시민의 감사하는 마음들이 어울어 진다면 모처럼 (정말로 모처럼) 완성된 청계천 복원사업은 분명 사업당시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 하고도 남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05.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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