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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샘터 2002.12. 30] 행복한 바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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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59회 작성일 17-01-1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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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모 신문과의 인터뷰 중에 2002년 '화장실문화시민연대'의 활동 중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처럼 무심히 우리 사무실 벽에 붙여있는 우리단체 사업들을 설명하면서 '20가지 프로그램이 모두 중요하지요.' 라고 하다가 한 프로그램 그림 및 명시부착운동(화장실이용문화 캠페인) 「지하철역 화장실을 중심으로 전국의 화장실에 부착」이라고 써 있는 글자를 읽어 내려가면서 무심히 이런이런 것을 했고, 라고 말하던 내 입과 눈이 동시에 멈추었습니다. 3년전 이랬으면 했던 프로그램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전국의 화장실로 라는 활자 속에서 그래 그렇게 이루어지고 있구나 라며 이루어진 열매 하나가 가슴에 담아 지는 기쁨이 가득 고여왔습니다.

처음 화장실 가꾸기 운동을 할 때에 일들이 생각납니다. 별 웃기는 운동도 한다는 눈초리들을 뒤로하며 나름의 열정을 가지고 달려왔고 지금도 그렇다며 자부하고는 있었지만, 이루워지고 있는 열매들에 대해서는 기쁨과 감동을 느낄 시간의 여유도 갖지 못했었나 봅니다. 1998년 9월 우연히 목격한 청소년들의 침 뱉기 게임을 보고 침 안 뱉는 운동을 해야겠다며 제일 많이 침을 뱉는 장소 1위가 화장실이라고 하여 화장실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되었지만 그곳이 그리도 소중하고 귀중한 공간인줄은 이 일을 하기 전엔 김영랑님의 싯귀 처럼 정말 예전엔 미쳐 몰랐습니다. 

어떻게든 침 안 뱉는 운동을 하고 싶었고, 우연히 1999년 7월 서울지역 화장실 실태조사를 하게 되면서, 조사결과를 보고는 침 안 뱉기 보다 화장실이란 공간이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1999년 12월 13일 몇몇 단체와 뜻을 모아 화장실문화시민연대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활동사업으로 20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그 2번째의 프로그램이 그림이나 좋은 시를 볼일 보는 바로 앞에다 붙여놓으면 침을 안 뱉고 깨끗하게 사용할 것이라는 스티커를 이용한 이용 문화 캠페인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깨끗이 사용하세요. 침을 뱉지 마세요. 등의 표어를 써서 지하철 화장실에 붙여 놓았습니다. 얼마 후 "옆을봐, 뒤를봐, 뭘봐, 너네들이나 깨끗이해, 너네들이나 뱉지마" 라는 글을 그 위에 써 놓았다면서 지하철 청소하는 아주머니의 말씀이 "소용없어요, 말을 해도 안 듣는데요, 그것 하나 부친다고 되겠어요." 라는 말에 힘이 빠졌지만 다시 한번 지혜를 짜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호소력 있는 문구를 스티커로 만들어 부착해 본 결과 이번에는 효과가 있다는 화장실 관리하는 분들의 말에 힘입어 계속적인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단체가 창립을 하고 곧이어 2000년에 세계 정상들의 모임인 아셈 회의가 열렸고, 2001년에는 한국관광의 해 2002년의 월드컵으로 이어지면서 20가지의 우리단체 프로그램들은 하나하나 전국의 화장실에 꽃으로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거기에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지 자체 행정기관, 언론매체, 공공기관등이 함께 손을 잡고, 힘을 모은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달려온 3년 바쁘다는 말과 함께 습관처럼 이런이런 일을 하구 있구요. 라고 하다가 마주친「이용 문화 캠페인 지하철역에서 전국의 화장실로」의 활자는 순수한 꿈은 꼭 이루어진다는 표어가 진리인 것처럼 감동으로 밀려왔습니다. 

-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 의 스티커는 지금 서울의 지하철역을 비롯한 전국 곳곳의 화장실에서 이용 문화 캠페인의 문구가 되어 3년전 '뭘봐 너네들이나 깨끗이해' 글자들의 언니로써 어떤 곳에서는 일부 외롭고 쓸쓸한 곳도 있긴 하지만 당당하게, 행복하게,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있습니다. 화장실은 그 나라, 그 기관, 그 업소, 그 가정의 문화의 지표를 나타내주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이제는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워서가 아닌 자신이 속한 집단의 또는 자신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서라도 화장실은 소중한 공간이라는 의식으로 관심과 사랑을 가질 때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생활 속의 문화공간으로 정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도 소중한 공간 화장실을 가꾸는 행복감으로 인해 생활이 즐겁습니다. 자칫 자랑으로 비춰질까봐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정말 행복하답니다. 진심으로요. 여러분도 한 번 화장실에 떨어진 휴지하나 침 한 방울 주워보세요. 닦아보세요.
행복의 크기가 그 만큼 내게로 다가옴을 온 몸으로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아, 참! 2003년도에는 서울지역 음식점의 화장실과 교육기관의 화장실, 군부대 내의 화장실을 문화의 공간으로 가꾸기 위해 다시 행복한 바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표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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