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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한국가스공사 2002.11.13] ' 화장실 문화의 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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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01회 작성일 17-01-19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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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상사(三上思)의 장소
예부터 우리 선조 들이 좋은 생각을 하는 삼상사(三上思)의 장소로 말타고 (마상馬上)가면서, 베갯머리 (침상寢上)에서 용변을 보면서 (측상厠上)의 세 장소를 우리 먹거리의 귀중한 퇴비의 생산 창고역할을 하였던 화장실이 악취로 인함인지 집과 멀리 멀어져 있을수록 좋다고는 하였지만 좋은 생각을 하는 삼상사(三上思)의 한 곳으로 꼽혔던 이유는 아마 화장실에 들어가 앉으면 모든 것을 잊고 집중이 되는 장소라는 뜻에서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뒷간'에서 화장실로
우리나라에서는 '뒷간', '변소'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이곳에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진 것은 서울 지하철의 개통시기와 함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74년 8월에 1호선이 개통되면서 공중변소라는 이름에서 '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보다 4년빠른 1970년 우리나라 최초의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간이 휴게소 4곳에 화장실이 등장했고 그 후 서울시에서 하나 둘씩 공중 화장실이 태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후 조금씩 변화를 보이긴 했지만 악취와 불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화장실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관이 주도한 붐이어서 그런지 아파트나 개인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변화가 있었지만 공중 화장실은 올림픽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공중 화장실'하면 우선 더럽고 냄새나는 곳
오죽하면 5불(불결, 불편, 불량, 불쾌, 불안)이란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붙여졌을까요. 
그러던 곳에 다시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2000년 아셈, 2001년 한국관광의 해,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이 불명예의 이름들을 씻기 위하여 곳곳에서 바람이 불었습니다. 1999년 12월 13일 우리 단체에도 남에게 보이기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도 이대로는 안된다 라는 마음을 모아 화장실문화시민연대(이하 화문연)를 창립하면서 본격적인 화장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1957년 최초의 공중변소가 생긴 이래 서울시에만 535곳의 공중 화장실이 지어졌고 서울 지하철1호선 개통 시 9개역의 10개소였던 화장실이 서울시 지하철공사 115개 역의 122개소의 화장실과 도시철도공사 146개 역의 150개소의 화장실로 늘어났습니다. 또한 1970년 4곳이던 고속도로 휴게소 99개소의 화장실이 고속도로 휴게소의 꽃으로 휴게소를 찾는 고객들을 감동하게 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바꾸기 붐이 일으킨 시행착오'
각 단체마다 화장실을 가꾸기 위한 활동도 활발하게 일어났습니다. 월드컵 문민협은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 시상했으며, 한국관광공사는 베스트5와 워스트5를, 서울시는 우수 화장실을 추천, 심사, 시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를 비롯하여 일부 지자체에서는 화장실 전담 부서를 만들어 화장실에 붙여진 5불의 불명예를 씻기 위하여 대단한 노력들을 했구요.
그러나 이 노력들이 너무 대단해 때대로 언론과 주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모 지방지에 실린 기사는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모 지방에서 어느 공원의 화장실 조성을 위하여 1억 3,000만원을 투입했는데. 이 공원은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화장실 이용객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이런 화장실에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같은 소도시 140여 곳의 화장실 개·보수 총 비용은 600만 원 밖에 없어 나머지 139곳 화장실 개·보수 예산은 한푼도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 기사의 주 내용이었습니다.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잘못된 전시 행정의 한 표본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습니다. 

실태를 조사하다보면 일부이기는 하지만 위 기사와 비슷한 전경들을 목격하거나 제보를 받기도 합니다. 향기도 나고 꽃도 있고 그림도 있어야 좋은 화장실에 선정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 때문에 실용적이지 않는 물건들을 부착만 시켜 놓는 관리자의 무관심과 전시행정의 화장실도 때때로 만나기도 합니다.
화장실에 들어가는 재료비, 곧 배관이라든지 환기라든지 타일, 사용 인원수에 따른 정화조 등이 보통 아파트 평당 가격보다 훨씬 더 들어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화장실은 한번 지어지면 30년 내지 50년 아니 어쩌면 더 오랜 기간 우리 생활 속의 문화 공간의 한 장소이기에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가능하면 튼튼하게 넓고 쾌적하게 편리하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희망합니다. 
초기 단계에서 잘못된 것을 하나하나 바로 잡아 가다보면 화장실의 공간이 발전된 문화의 한 공간으로 정착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부 겉치장만 요란하게 만드는 것 때문에 빚어지는 이야기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 과정 가운데 일어나는 일부 호화 화장실 사태는 발전 초기에 있을 수 있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되어 집니다. 

낙후된 화장실 차츰 나아지고있어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낙후된 화장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2000년 1월 18일에 화장실 관련 신고창구를 개설했습니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시작했는데, 개통하는 날 무려 70건이 넘는 신고 전화가 빗발쳤습니다." 여기00역입니다.", "00터미널입니다.", "부산입니다", "경주입니다" 등의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대폭 줄어들어 그동안의 변화를 실감케 합니다. 작년에 실시한 몇 군데의 조사 결과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525개교, 중학교 274개교, 고등학교 264개교, 대학교 34개교를 대상으로 화장실 실태조사를 한 것에 따르면, 우리가 좋은 화장실이라고 지향하는, 깨끗하고 악취가 없고 화장지가 있어야 한다는 목표에는 절반 정도밖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조사 대상 학교 가운데 30%정도만 시설이 되어 있었습니다. 교육 기관부터 장애인 및 다목적 화장실이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램과 교육기관의 화장실이 깨끗하고 쾌적해야 우리 2세들이 좋은 생각을 많이 하여 좋은 나라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을 하면서 각 교육기관에 좋은 화장실을 달라는 부탁의 제안들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여름에 우리단체와 경기대학교 관광학부 사이클 투사팀이 함께 실시한 전국 관광지 화장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 상태 불량 61%, 악취 38%, 안내 표지판 없는 곳 24%,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화장실 50%, 내부가 노출된 곳 60%, 화장지가 없는 곳 40% 등으로 조사가 되었습니다. 올해도 실시를 했는데 조금 나아졌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아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재래 시장 살리기는 화장실부터 
또한 작년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 시내 264곳의 재래 시장 화장실의 실태를 조사했는데 몇 곳을 제외한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전체적으로 낙후되고 불결하고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변에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고객이 줄어들고 경영이 어려워져서 화장실에 관심을 못 갖는다는 등의 이유가 있었지만 어떻게든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점주와 관리자 측의 의지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2001 서울 화장실 사진전"의 신문고를 통해서도 재래시장은 신고하고 싶은 화장실 1위로 지적되기도 했습니다. 2위는 상가 내 화장실과 음식점, 버스 터미널 등이 선정 되었구요.
반면 추천하고 싶은 화장실로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지하철역이 선정되어 해당 기관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재래 시장 화장실의 대안 모델로 일본 규수 지방의 '재래 시장 살리기' 일화를 들려드리기도 했습니다. 규수 지방의 재래 시장은 대형 마켓이나 백화점이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 올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 끝에 화장실 때문에 불편 사항이 많다는 지적에 착안하여 시장 안에 첨단 화장실을 만들어 발길을 돌렸던 고객들을 다시 찾았다는 실화에서 우리 재래 시장도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이 많겠지만 첨단 화장실은 아니더라도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대형마켓 보다도 사람의 정과 따스함이 오고가는 재래시장을 선호하는 많은 이들의 돌아섰던 발길이 다시 돌아 올 것이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행정 기관의 지원과 도움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이곳 화장실 와 보셨어요? 
지난 여름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여기 00인데요, 이곳에 한번 와 보셨나요?""미안해요. 가보지 못했는데요.""시민연대도 책상에 앉아서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 건가요?"
조금은 당돌하다는 생각에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고등학교 3학년인 여학생인데 집에 따로 화장실이 없어서 이웃 4가구가 함께 재래식 화장실 하나를 사용한다는 것 이였습니다. 아침마다 일어나는 화장실 전쟁은 부끄러움을 떠나 뻔뻔함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고, 오직 배설만을 위한 화장실일 뿐이지 다른 어떤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었습니다. 직접 그곳을 방문하고 나서 비로소 서울에서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는 가구 수와 재래식 화장실 수가 맞지 않은 이유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0년 통계에 따르면 재래식 화장실은 3만 5,660개이며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가구는 12만 가구였습니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역에 300만이 넘는 가구가 수거식의 시설의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찰서 유치장의 화장실도 변화하고 있긴 하지만 곳곳에 산재한 화장실 문제의 정답은 오랜 시간 행정 기관과 함께 지혜를 모아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손잡아 주십시오 
화장실은 소중한 우리 생활 문화의 한 공간입니다. 화장실문화운동으로 인하여 전국 지자체를 비롯 초. 중. 고. 대학은 물론 최고 경영자 과정에서까지 화장실문화의 이해라는 제목의 화장실 강의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행복과 아픔이 교차합니다. 화장실로 인하여 강의에, 방송에, 온갖 언론 매체에 이름 있게 빛나게 나는 다니고 있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오늘도 우리가 먹고 마신 에너지원의 소중한 뒷처리를 감당해주는 전국의 화장실 관리인 한 분 한 분의 손길에 따듯이 감싸 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으로 행복과 아픔을 안고 삽니다.
그동안 화장실은 우리 모두가 2002 월드컵이라는 나라의 큰 잔치로 인하여 함께 힘을 모았지만 지금은 조금씩 조금씩 관심 밖으로 밀려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합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우리들 한 사람 한사람이 멀리 있어야 하는 배설의 장소라는 인식에서 좋은 생각을 떠올리는 생활 속의 소중한 문화의 공간이라는 생각의 변화를 가질 때 관심과 사랑과 배려가 피어나는 행복한 공간으로 우리 곁에 자리잡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특별히 그 소중한 공간을 위하여 오늘도 눈물과 땀으로 가꾸시는 화장실 관리인분들을 만나 실 때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십니다."의 사랑의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그 작은 배려들이 아름다운 화장실문화를 가꾸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그 분이 바로 당신이기를.....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표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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