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외보]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가꾸어가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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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화장실 문화를 이끌어가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화장실은 배설욕구 충족의 장소가 아니라 휴식을 취할수 있는 문화공간이다"라고 외치는 사람들. 낙후된 화장실문화를 향상시키고 사용하기펀안 화장실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화장실문화시민연대"를 찾아서... 더럽고 지저분한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공중화장실이 요즘에는 깨끗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코를 막고 인상을 찌푸리는 대신 명화나 명시 한편을 감상하면서 기분 좋게 이용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잡기까지, '화장실 문화 바로 세우기' 운동을 이끌어온 단체가 있다. 지난 1999년 12월 13일에 창립된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우리나라 화장실 문화를 깨끗, 쾌적, 그리고아름답게'라는 슬로건 아래 각계의 시민단체들이 모여 만든 순수 민간 시민운동 단체로 우리나라의 낙후된 화장실 문화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곳이다. "화장실은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하는 지저분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더러운 것을 받아주는 고마운 곳입니다." 현재 이 단체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표혜령(51세)사무국장. 그려는 녹색소비자연대의 이사로 있을당시 공공근로직 사람들과 함께 서울의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면서 우리나라의 화장실이 정말 너무 더럽고 이용하는 시민들의 문화 수준 또한 턱없이 낮은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2000년 아셈(ASEM) 정상회의, 2001년 한국방문의 해, 2002 월드컵 등 큰 행사가 연이어 개최되는데 화장실이 이렇게 더러워서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오히려 나쁜 인상만 안겨줄 것 같았다고, 그래서 곧바로 녹색소비자연대의 이사직을 버리고 몇몇 뜻 있는 사람들과 함께 '화장실문화시민연대'를 설립했다고 한다. "모임이 알려지기 전인 초창기 때는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화장실을 돌아다니면서 스티커를 부착하고, '깨끗이 사용합시다.' 라고 말하고 다니면 '별 이상한 단체도 다 있네' 라는 표정으로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하지만 저희 자원봉사자들이 더러운 화장실을 직접 깨끗이 청소하고, 시설이 엉망인 화장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등 공중화장실 청결 운동을 계속 펼치니까 이제는 저희를 알아보고 활동을 지지해주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지난 1년 여 동안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벌인 사업으로는 서울시와 함께 4,800여 곳의 화장실 실태조사를 벌여 더럽고 시설이 낙후된 화장실을 개조한 것, 지하철역 화장실에 그림 및 명시를 부착한 것, 가두 캠페인 및 심포지엄 개최, 미운 화장실 고발센터 운영 등 그 수와 종류가 다양하다. 자원봉사자들이 열성으로 노력한 덕도 있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있었기에 공중화장실이 지금처럼 깨끗한 모습을 갖게 된 것 같다고 표혜령 사무국장은 말한다. 사실 전국의 모든 화장실을 조사·관리하기에는 모임의 일손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미운 화장실 고발센터' 같은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전국의 화장실 실태를 파악하고, 관련 기관에 시정을 요하는 경고문을 보내고 있다. 세 번 이상 경고를 했는데도 고쳐지지 않으면 신문이나 방송 같은 언론을 통해 공개망신을 준다. 한두 번 경고에는 콧방귀를 뀌다가도 언론공개 앞에서는 꼼짝없이 두 손을 든다고, 공중화장실뿐 아니라 개인 소유의 식당이나, 회사화장실 등 가정집을 제외한 전국의 모든 화장실이 화장실문화시민연대의 관리 대상이 된다. "처음 고발센터 전화를 설치했을 때는 하루 몇 십 통의 전화가 걸려왔어요. 모두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듯 언성들을 높였지요. 기분 좋게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기분이 나빠지는 곳이 바로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이었어요. 아마 대부분의 화장실이 많이 고쳐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화장실시민연대의 활동이 '깨끗한 화장실 가꾸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깨끗하고 멋있게 꾸며진 화장실이라 해도 관리하는 사람이나 사용하는 사람이 제멋대로이면 소용없는 법. 그래서 화장실시민연대는 화장실 관리 실명제와 좋은 글귀를 담은 표어 부착을 통해 '화장실 문화 수준 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장실 관리 실명제를 실시하니까 아무래도 청소하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휴지통도 넘치지 않게 제때 비워주고 소독도 자주 하고요. 솔직히 청소하는 분들께 우리 일반인들은 정말 감사해야 합니다. 가장 절실한 공간인 화장실을 그분들 수고 덕분에 편히 이용할 수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스티커는 이용하는 동안 좋은 생각들 가지라고 붙이기 시작한 것예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머리 속이 가장 맑은 상태가 된다고, 그리고 잔소리하듯 '화장실 깨끗이 써라' 말하는 것보다 좋은 글귀 한 구절 적어 놓는 것이 더 효과가 높더라고요. 그 대표적인 예가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라는 카피였어요. 그 스티커를 붙여 놓으니까 확실히 바닥에 침을 뱉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경우가 줄어들었어요." 문화시민연대의 회원들은 남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화장실 문화를 끌어올리는 데 가장 절실하다고 말한다. 사용하고 물을 내리지 않거나 두루마리 휴지, 비누 등을 가져가는 것 등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에 화장실 문화가 낙후될 수밖에 없다고, 자기 집 화장실을 사용하듯 공중화장실을 사용하면 '화장실은 더러운 곳' 이라는 고정 관념도 없어지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깨끗하고 인테리어가 훌륭한 화장실이라고 해서 꼭 좋은 화장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고리가 제대로 달려 있고 화장지 걸이와 세면대, 비누, 손 건조대가 설치되어 있음은 물론, 장애인용 화장실이 따로 구분되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성별 비율에 맞춰 화장실 평수와 변기의 숫자가 맞아야 하며 항상 개방되어 있어야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정해놓은 '고운 화장실'에 합격될 수 있는 것이다. "화장실은 한 집안의 거울이나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좋은 대접을 받았다고 해도 손님이 직접 사용하는 화장실이 불편하면 좋은 인상들이 모두 나쁘게 바뀝니다. 외국 관광객 여론 조사 결과 화장실 불편이 언어, 교통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서 우리나라에 대해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올해는 한국 방문의 해입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끝까지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화장실 문화가 좀더 항상 되어야 합니다. 꼭 외국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부터가 사용하기 편한 화장실을 갖기 위해서라도 화장실에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합니다." 표혜령 사무국장은 화장실을 너무 화려하고 사치스럽게 꾸미는 등 외관에만 신경 쓰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간혹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 역시 화장실은 지저분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생기는 말이라 생각된다고, 비난받아도 좋으니까 전국의 모든 화장실이 '고운 화장실'로 추천 받을 수 있도록 시설이 완벽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단다. 그리고 작년 창립 1주년에 맞춰 서울시와 공동으로 12월 13일을 '화장실의 날'로 정했으니, 그 날 만큼은 화장실에 대한 고마움을 잠깐이나마 되새겼으면 한다고 덧붙인다. 단순히 배설의 욕구를 충족하는 장소가 아닌, 생각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서의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회원들, 깨끗한 화장실을 만드는 데 앞장서는 그들의 활동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성숙된 문화 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 라는 스티커가 더 이상 필요 없는 화장실을 위해 우리 모두 화장실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남을 배려하는 미덕을 발휘해 보는 것이 어떨는지. 글,그림 : 현대자동차 사외보 월간기자(도윤경,장성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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