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지하철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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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의현(화장실연구소소장) -
옛날에는 상상이나 했을까? 땅속으로 기차가 다닌다는 생각을..... 더욱 무심코 이용하는 수도권 전철의 이용자수가 하루 평균 7백만 명이 넘는다는 사실을.... 우선 수도권 전철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이 필요 할 것 같다. 1970. 6. 8. 지하철 건설 본부가 발족하여, 1974. 8. 15. 개통을 한 1호선(서울역-청량리. 9.54km)이 우리나라 지하철 역사의 효시가 된다. 그러니까 벌써 32년의 역사가 흐른 것이다. 아래 <표 1>에서 보는바와 같이, 그사이 수도권 전철은 장족의 발전을 이루어 지금은(05.12) 4개의 관리회사, 역의 숫자가 409개소, 총길이 550.9km, 그리고 1일평균 수송인원이 7백만 명을 넘어섰고, 그 안에 있는 화장실 숫자가 422곳이나 된다고 한다. 이용객 7백만 명중 20%만 화장실을 이용 한다고 가정하면, 하루 평균 140만 명이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셈이다. 감히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라 하겠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이번에 돌아본 곳은 수도권 전철 중 서울시 산하 서울메트로(1-4호선) 구간 이었다. 4호선 숙대입구역이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 및 조선일보가 공동 주최한 제7회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전에서 대상(2위)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산하 전 역사를 숙대입구역 수준으로 개선하여 “지하철 화장실을 시민의 높아진 화장실 이용문화 수준에 부합하는 환경으로 조성 하여, 화장실 이용문화를 선도하고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자”는 사장님의 제안에 따라 “화장실 환경개선 사업”이 추진된 탓인지, 모든 화장실이 전반적으로 깨끗하게 유지 관리되고 있었다.
지하철의 화장실 상황을 살펴보기 위하여 지하철 시승체험을 하면서 보고, 느꼈던 내용들을 주마가편적 입장에서 몇 가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우선, 각 역마다 화장실 숫자가 전반적으로 부족하고, 이용객 숫자와 화장실 숫자가 비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화장실의 위치가 역마다 각각으로, 어떤 곳은 개찰구 안에, 그리고 어떤 곳은 개찰구 밖에 있어 이용에 불편이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가장 이용객 수가 많은 신도림역(1-2호선 환승역)은 하루 평균 이용승객이 47만이나 되는데 화장실은 3곳밖에 없어서 숫자상으로도 열악 했음은 물론,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보아도 줄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끊이지를 않았으며, 심지어 필자에게 까지 화장실 부족문제의 개선을 요청하는 불만이 많았다. 아울러 화장실의 위치선정도, 앞으로 역사 신축 시에는 개찰구 내외로 일정위치에 만들어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1-2호선은 개통 된지가 오래 되었고, 그 당시만 해도 이용승객에 대한 장래예측이 어려웠을 것이지만, 어찌되었건 현실은 그러한 상황인 것이다.
둘째, 유지관리는 위에서 언급한 환경개선 추진사업 덕인지, 비교적 양호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역무 관리자의 자세도 그러했고, 실제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작업자들의 직업의식도 상당히 높아져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매년 시행하고 있는 “우수화장실 관리인 표창 행사”와도 무관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림5>관리가 제때되지않고 있는 모역사 대변부스
셋째 화장실 시설에 대한 정기적인 개ˑ보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화장실 기기는 시간의 경과 및 오작동 등에 의하여서도 고장 혹은 파손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사용과 관리에 필요한 기기들도 계속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관리대장을 비치하고, 정기적으로 개보수를 하는 것이 종국적으로는 비용도 절감하는 방법이 된다고 하겠다.
<그림6>어린이 겸용시트가 비치되어 있는 삼각지역
넷째, 일선에서 직접 화장실을 청소하는 작업자에 대한 교육이라고 하겠다. 새로이 제정된 “공중 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에서도 규정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지금까지는 청소방법이 구전이나 선임자의 습관대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분야도 앞으로는 일정 매뉴얼에 의하여 체계적이고 능률적으로 작업이 진행되도록 유도 되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하여는 화장실 유관 단체들의 계도도 앞서가야 하겠으며, 청소를 맡고 있는 용역회사의 책임자들도 그러한 방향으로 앞서가는 것이 마케팅 차원에서도 중요 포인트가 된다고 하겠다. 아울러 청소도구들을 보관하는 장소가 없거나 협소한곳이 많은데, 이 부분도 점진적으로 개선되어 야겠다.
다섯째,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이용문화의 향상을 위하여 같이 노력해 주어야겠다는 것이다. 기기를 마구 다루는 일, 바닥에 껌이나 침을 뱉는 습관, 용변을 보고 물을 안 내리는 일, 너무 오랫동안 화장실을 독점하여 사용하는 무례함 등은 개선되어야겠다. 그리고 화장실 입구에서 한 줄로 서서, 질서 있게 차례대로 화장실을 이용하는 성숙한 모습과 용변 후에는 반드시 화장실 휴지만을 사용하고,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버리고 물을 내리는 습관 등은 문화시민이 지켜야할 화장실 기본 에티켓이라 하겠다.
(단, 여성의 생리대는 부스안에 비치된 휴지통에 버릴 것)
마지막으로 이번 체험을 통하여 새롭게 알게 된 사실 한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서울 메트로”의 경우, 종업원이 1,100여명이나 되는데, 그중 여성간부(3급 이상)가 모두 6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 6명을 함께 묶어 삼각지 영업소(삼각지역을 포함 8개역을 관할함)로 발령을 내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지는 여성의 장점(섬세함, 깨끗함, 친절 등)을 발휘하여 그 성과를 다시 이용시민에게 되돌려 달라는 것이었는데, 이들 6총사(?)의 똘똘 뭉친 노력의 결과, 화장실 분야에서도 수상을 독점하다시피 했고, 사상(死傷)사고 숫자도 월등히 줄었으며, 공익요원 관리점수도 수위를 차지하는 등 시험적으로 실시한 제도가 여러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고 있다는 것 이었다.
“혹 단점도 있지 않겠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오직 장점만 있을 뿐” 이라고 하는 황춘자 소장의 답변은 너무도 자연스럽고, 믿음직스럽기 까지 하였다.
이번 체험을 통해서도 느낀 것은 결국 “만사는 사람이다”라는 평범한 진리라 하겠다. 인간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지만 있다면 화장실 문제는 너무도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아주 조그만 분야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터득한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화장실 개선사업이 기폭제가 되어, 이용하는 시민들로부터 계속 칭송받는 지하철로 거듭나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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