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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동아환경 2000. 4. 15] 화장실문화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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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54회 작성일 17-01-1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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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사무국장은 매일 아침 산뜻한 마음으로 문화공간을 찾는다. 화장실이다.
표 국장이 화장실을 문화공간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제는 더 이상 화장실이 배설하는 곳, 더러운 곳이 아니라 생각하는 곳, 창조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화장실을 문화의 한 부분으로 이해할 때가 됐습니다. 화장실을 더럽게 생각한다면 화장실에선 더러운 생각밖에 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문화로 이해할 때는 화장실에서도 좋은 생각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표 국장의 이런생각은 옛 선인들의 '삼상사(三上思)'에 근거를 두고 있다. 예로부터 좋은 생각은 베갯머리에서, 또는 말(지금은 차)를 타고 가면서, 그리고 화장실에서 한다고 했다. 선인들은 화장실을 좋은 생각을 하는 장소라고 여겼던 것이다. 요즘엔 더 나아가 새로움을 창조하는 아이디어 공간 역할까지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말하고 있다. 그가 화장실 문화운동을 전개하게 된 것은 지난해 초 화장실에서 아이들이 기절초풍할 만한 사연을 겨꼬 나서부터다. 어린마음이 화장실에서 겪은 불쾌함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것. 그의 마음도 편할 리 없었다.
그래서 화장실을 뜯어고치기로 작정하고 화장실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10개월 남짓 활동한 결과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해 도로공사, 수원시, 전주시 등에서 화장실문화를 변화시키는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12월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발족되면서 화장실 문화운동은 본격적인 기류를 타기 시작했다.

시민연대는 지난 1월, 2월 서울시와 공동으로 서울지역 공중다중 화장실 4천8백개소의 실태조사를 벌이고, 덕수궁 앞에서는 화장실 가꾸기 캠페인을 실시했다. "많은 분의 격려와 문의에 웃기도 했고, 울기도 했고, 감동도 받았죠. 화장실을 갈 때마다 깨끗해지고 있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화장실 문화운동은 일시적인 운동에 그쳐서는 안되고 지속적으로 시민들의 참여 속에 전개돼야 정착될 수 있습니다."
표 국장은 이젠 어디를 가든 제일 먼저 화장실을 찾게 된다고 말한다. 화장실을 보면 그 기관이나 회사의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고 한다. 화장실에서 처음 갖게 되는 느낌이 그 기관의 이미지를 좌우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
한번은 유명한 책을 만드는 회사의 화장실 얘기를 듣고 실망을 했다고 한다. 화장실 실태조사를 위해 모니터 요원이 그 회사의 화장실을 조사했는데"화장실이 아니라 ×장실이더라"는 얘기였다. 그동안 그 책에 대한 좋은 이미지도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그 회사는 화장실의 중요성을 간과했던 것이다. 
일본의 한 주간지에 게재된 기사는 화장실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화장실이 깨끗한 회사에 투자한다고 이익을 낸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화장실이 더러운 회사에 대한 투자는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투자법칙을 소개한 기사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자신도 대접을 받을 수 없다는 간단한 진리를 가르쳐주고 있다.
"화장실 문화운동은 남을 배려하는 운동입니다. 사용하는 사람은 떳떳하고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제공하는 사람도 화장실을 문화공간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굳이 화장실 문화운동을 펴는 것은 바로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죠."

울산 Y.M.C.A를 시작으로 20여 년 가까이 사회단체에 몸담아 온 그는 앞으로의 시민운동은 음주문화개선, 차선티키기, 안전벨트 매기 등 분야별로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덩치가 큰 운동은 지양되고 분야별로 힘을 모을 수 있는 작은 시민운동이 전개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실정에 맞는 화장실문화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것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꼭 해야 할 일입니다.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해야죠." 하고 말하는 표 국장에겐 이젠 화장실이 삶의 일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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