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일보] [기고]“다시 우뚝 서는 울산을”
페이지 정보
본문
[기고]“다시 우뚝 서는 울산을”산업수도 울산도 다시 굳건해지길
22년전 심은 나무가 우뚝 자라듯
▲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 전 울산YMCA시민중계실장 |
22년전 울산을 떠나오기 직전 ‘남산을 살리자’며 벌인 캠페인의 하나로 남산나무심기 행사를 했었다. 그 행사를 할 때만 해도 울산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간다는 것은 상상도 안했던 터인데 마치 떠남을 인지한 듯 ‘남산사랑’이라든지 ‘울산사랑’이란 명칭이 들어가는 행사를 유난히 많이 진행했다.
최근 다시 찾은 남산 길에서 그 당시 심었던 여러 그루의 나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린 나무들을 심을 때만 해도 잘 자랄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었는데 어느새 아름드리 자라 ‘우리가 남산을 잘 지키고 있어요’라는 듯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 작고 여린 나무들이 추운 겨울과 뜨거운 여름에도 울산시민의 손길과 정성들에 의해 이렇듯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따뜻해 왔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의 의미가 새삼 되새겨지기도 했다.
울산은 내겐 참으로 소중하고 의미 있는 도시다. 그런데 최근들어 울산의 경기가 어렵다거나 인구가 줄어든다는 뉴스와 소식들이 자주 들려 마음이 아프다. 어디 나뿐이랴. 울산을 고향으로 둔 사람들, 울산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다 같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된다.
한 때는 전국지자체 재정자립도 1위를 굳건히 차지하던 울산이다. 선박수주율에서도, 자동차 생산율에서도 세계 1위를 차지하며 울산의 이름을 세계에 빛나게 했고 그 1위의 햇빛들이 고루 비치며 울산시민들은 풍요로운 생활을 만끽해왔다.
그런데 글로벌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들면서 울산은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날 울산의 발전을 위해 시민 모두가 마음을 모았던 것처럼 그렇게 저력을 발휘할 수는 없을까. 대절버스를 타고 새벽에 서울에 도착하여 함께 손에 손을 잡고 경남 울산시가 아닌 필승울산광역시 승격을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많은 지자체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언제나 활기가 넘쳤던 울산이 다시 지난날의 영광을 되찾도록, 더 큰 병으로 깊어지기 전에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은 어떤 것인지 여야를, 노사를 떠나 함께 고민하고 치유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당장은 효과가 더디더라도 어린 나무가 보여주는 미래의 교훈을 생각했으면 한다.
울산을 떠나오기 전 ‘제1회 보석같은 도시 울산 사랑 나라 사랑’이라는 행사를 가졌었다. 울산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사랑하고 살겠다며 진행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때 행사 중 하나였던 표어 콘테스트에서 최우수로 뽑힌 표어가 생각난다. ‘주춧돌 울산 위에 우뚝 선 우리나라’였다.
그때는 그 표어의 의미를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울산을 떠나 살아가면서 늘 가슴에 와 닿았었고 자부심도 있었다. 아마도 그 당시에는 행사를 하면서 좋은 표어라는 생각은 했지만 떠나서 살다보니 그 의미가 더욱 새록새록 되새겨졌음이리라.
울산은 우리나라 경제의 주춧돌임이 분명하다. 주춧돌이 흔들린다면 주춧돌 위에 우뚝 서야하는 우리나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산업수도인 울산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 굳건하게 우리 산업을 뒷받침하도록 응원하고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다. 울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응원을 보낸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 전 울산YMCA시민중계실장
<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3471
- 이전글[경상일보] [기고]탄소 중립 시대의 화장실 문화 22.12.28
- 다음글[경상일보] [기고]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를 다녀오다 19.03.0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