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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빛과 소금 2001년 8월 호] 화장실 문화, " 음지에서 양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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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21회 작성일 17-01-19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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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화장실 "낙후" 아니면 "호화"

우리 선조들은 좋은 글이나 좋은 생각이 떠오르는 제일 좋은 장소로 세 곳을 꼽았다. 
말타고(가상)가면서, 베갯머리(침상)에서 용변을 보면서(측상)등의 '세 장소'이다. 귀중한 퇴비 생산 창고였던 화장실은 악취 때문에 집과 멀리 있을수록 좋다고들 하였지만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한 곳으로 꼽혔던 것이다. 아마 화장실에 앉으면 모든 것을 잊고 집중이 된다는 이유에서이지 않았을까싶다. 

'뒷간'에서 벗어나기까지 
우리나라에서 '뒷간, 변소'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것이 '화장실'이라고 불린 것은 서울 지하철의 개통 시기와 함께한다구 할 수 있다. 
그보다 먼저 서대문구 아현1동에 최초의 공중변소인 만리 공중 변소가 1957년 12월 4일에 준공되었으나 1974년 8월에 1호선이 개통되면서'화장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1
970년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간이 휴게소 4곳에 화장실이 등장했고 서울시에서 하나 둘씩 공중 화장실이 태어나기 시작했다.
그 후 조금씩 변화를 보이긴 했지만 냄새나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화장실 바람이 불기 시작했는데, 관이 주도한 붐이어서 그런지 아파트나 개인이 사용하는 화장실은 변화가 있었지만 공중 화장실은 올림픽이 끝남과 동시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공중 화장실'하면 우선 더럽고 냄새나는 곳이 떠올랐다. 
오죽하면 5불(불결, 불편, 불안, 불량,불쾌)이란 불명예스러원 이름이 붙여졌을까. 
그러던 곳에 작년부터 다시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2000년 아셈, 2001년 한국관광의 해,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이 불명예의 이름들을 씻기 위하여 지자체쪽에서는 수원시가 불을 붙였고 한국도로공사, 송파구, 한국관광공사, 2002년 월드컵 문민협 등이 열과 성을 다해 도왔다. 그 가운데 화장실문화협의화가 발족되고 이어 화장실문화시민연대(이하 화문연)가 창립되면서 본격적인 화장실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1957년에 공중변소가 생긴 이래 서울시에만 535곳의 공중 화장실이 지어졌고 지하철1호선 개통 시 9개역의 10개소였던 것이 서울시 지하철공사 115개 역의 122개소와 도시철도공사 146개 역의 150개소로 늘어났다. 또한 1970년 4곳이던 간이휴게소화장실이 99개소에 이르렀다.


'화장실 바꾸기 붐이 일으킨 시행착오'
각 단체마다 화장실을 바꾸기 위한 활동도 활발하게 일어났다. 월드컵 문민협은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 시상하고 있으며, 한국관광공사는 베스트5와 웨스트5를, 서울시는 우수 화장실을 추천, 심사, 시상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하여 일부 지자체에서는 화장실 전담 부서를 만들어 화장실에 붙여진 5불의 불명예를 씻기 위하여 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노력들이 너무 대단해 때대로 언론과 주민들의 따가운 질택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도시철도공사에서 선정한 우수 화장실 중 5호선 월드컵경기장역 여자 화장실>

얼마 전 모 지방지에 실린 기사가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모 지방에서 어느 공원의 화장실 조성을 위하여 1억 3,000만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화장실 평당 가격이 52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1평 분양가보다 비싼 가격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공원은 도심과 멀리 떨어져 있어 화장실 이용객이 많지 않다고 한다.
이런 화장실에 많은 돈을 투자하면서 같은 소도시 140여 곳의 화장실 개.보수 총 비용은 600만 원 정도이니 나모지 139곳 화장실 개,보수 예산은 한푼도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 기사의 주 내용이었다. 잘못된 전시 행정의 한 표본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실태를 조사하다보면 일부이기는 하지만 위 기사와 비슷한 전경들을 목격하거나 제보받기도 한다. 향기도 나고 꽃도 있고 그림도 있어야 좋은 화장실에 선정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때문에 실용적이지 않는 물건들을 부착만 시켜 놓는 관리자의 무관심과 전시행정의 화장실도 때때로 만난다.
화장실에 들어가는 재료비, 곧 배관이라든지 환기라든지 타일, 사용 인원수에 따른 정화조 등이 보통 아파트 평당 가격보다 훨씬 더 들어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투자하는 것은 화장실을 중요한 공간으로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부 겉치장만 요란하게 만드는 것 때문에 빚어지는 이야기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화장실은 하넌 지어지면 30년내지 50년 아니 어쩌면 더 오랜기간 우리 생활 문화 공간의 한 장소이기에 조금 비용이 들더라도 가능하면 튼튼하게 널게 쾌적하게 편리하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희망한다. 따라서 그 과정 가운데 일어나는 일부 호화 화장실 사태는 발전 초기에 있을 수 있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낙후된 화장실 차츰 나아지고있어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 나라에는 낙후된 화장실이 많다. 화문연은 2000년 1월 18일에 화장실 관련 신고창구를 개설했었다. 기대반 우려반으로 시작했는데, 개통하는 날 무려 70건이 넘는 신고 전화가 빗발쳤다." 여기00역입니다.", "00터미널입니다.", "부산입니다", "경주입니다" 등이 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물론 최근에는 대폭 줄어들어 그동안의 변화를 실감케 하지만 말이다. 작년에 실시한 몇 개 조사 결과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 525개, 중학교 274개, 고등학교 264개, 대학교 30여곳을 대상으로 화장실 실태조사를 한 바에 따르면, 우리가 좋은 화장실이라고 지향하는, 깨끗하고 악취가 없고 화장지가 있어야 한다는 목표에는 절반 정도밖에 미치지 못했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은 조사 대상 학교 가운데 30%정도만 갖추고 있었다. 교육 기관부터 장애인 및 다목적 화장실이 설치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진은 도시철도공사에서 선정한 우수 화장실 중 7호선 청담역 여자화장실>

작년 여름에 화문연과 경기대학교 관광학구 사이클 투사팀이 함께 실시한 전국 관광지 화장실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 상태 불량 61%, 악취 38%, 안내 표지판 없는 곳 24%,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화장실 50%, 내부가 노출된 곳 60%, 화장지가 없는 곳 40%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실시하고 있는 데 조금 나아졌다는 결과를 보내 오고 있다. 


재래 시장 살리기는 화장실부터 
또한 작년 7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서울 시내 264곳의 재래 시장 화장실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했는데 어느 지역을 막록하고 전체적으로 낙후되고 불결하고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대형 마트가 생기면서 고객이 줄어들고 경영이 어려워져서 화장실에 관심을 못 갖는다는 등의 이유가 있었지만 어떻게든 시장을 살려보겠다는 점주와 관리자 측의 의지가 부족하지 않은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재래 시장 화장실은 올해 열린 "2001 서울 화장실 사진전"의 신문고를 통해서도 신고하고 싶은 화장실 1위로 꼽혔다. 2위는 상가 내 화장실과 음식점, 버스 터미널 등이 선정되었다.

반면 추천하고 싶은 화장실로는 고속도로 휴게소와 지하철 역이 선정되어 해당 기관의 노력을 읽을 수 있었다.
우리 나라 재래 시장 화장실의 대안 모델로 일본 규수 지방의 '재래 시장 살리기' 일화를 되짚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규수 지방의 재래 시장은 대형 마켓이나 백화점ㅇ 빼앗진 고객을 되찾아 올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한 끝에 화장실 때문에 불편 사항이 많다는 지적에 착안하여 시장 안에 첨단 화장실을 만들었다. 그래서 발길을 돌렸던 고객들을 다시 찾았다고 한다. 우리 재래 시장도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이 많겠지만 첨단 화장실은 아니더라도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을 만들려고 노력한다면 조금씩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행정 기관의 지원과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리라 본다.


이곳 화장실 와 보셨어요? 
지난 여름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여기 00인데요, 이곳에 한번 와 보셨나요?""미안해요. 가 보지 못했는데요.""시민연대도 책상에 앉아서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 건가요?"
조금은 당돌하다는 생각에 자초지정을 물어보니, 고등학교 3학년인 여학생인데 집에 따로 화장실이 없어서 이웃 4가구가 함께 재래식 화장실 하나를 사용한다는 한다. 아침마다 일어나는 화장실 전쟁은 부끄러움을 떠나 뻔뻔함이 아니면 버티기 힘들고, 오직 배설만을 위한 화장실일 뿐이지 다른 어떤 것은 상상할 수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직접 그곳을 방문하 나서 비로소 서울시에서 재래식 화장실을 이용하는 가구 수와 재래식 화장실 수가 맞지 않은 이유을 알게 되었다. 2000년 통계에 따르면 재래식 화장실은 3만 5,660개이며 재래식 화장실을 잉요하는 가구는 12만 가구였던 것이다.
서울시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전역에 300만이 넘는 가구가 수거식의 시설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경찰서 유치장의 화장실도 변화하고 있지만 곳곳에 산재한 화장실과의 전쟁 아닌 전잰은 오랜 시간 행정 기관과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해결된다고 생각한다. 


함께 손잡아 주십시오 
화장실은 소중한 우리 생활 문화의 한 공간이다. 이 소중한 공간을 위해 청소하는 사람과 개선 운동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 함께 손잡을 때만이 화장실을 깨끗하고 쾌적한 문화 공간을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때까지 함께 손잡아야 한다.
지금도 곳곳에서 우리가 먹고 마신 오물을 받아 주는 소중한 공간, 화장실을 깨끗하고 쾌적하게 가꾸기 위해 수고하고 노력하는 이들에게 한 송이 장미꽃을 드리고 싶다. 어느 곳에서든 그분들을 만날 때마다 "수고하십니다"라는 장미꽃 같은 인사를 컨네는 우리 크리스천들이 되어야겠다. 그것이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문화를 위한 출발이 될 것이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사무국장 표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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