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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화장실 투어 견문록 - 반면교사, 필리핀의 화장실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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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1회 작성일 17-01-1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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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투어 견문록 - 반면교사, 필리핀의 화장실 상황 >

- 조의현(화장실연구소소장) -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깊은 인연이 있는 나라이다. 6.25 동란 시 우리나라를 위하여 군대를 파병해 주었던 민주 우방으로,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하여도 경제, 문화적으로 우리보다는 훨씬 앞서가던 국가 였다. 인구 82백만 명에, 7.1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필리핀은, 섬으로 연결된 국가의 길이(남북)가 1.850km이고, 폭(동서)이 125km나 된다. 국민성이 밝고 명랑하며, 인구의 4/5가 카톨릭 교인으로 구성되어 비교적 준법정신도 강한 인상을 주고 있는 나라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필리핀의 화장실 상황을 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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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항 : 마닐라 국제공항은 비교적 깨끗했다. 관리인이 상주하고 있며, 유지관리를 위한 체크리스트도 붙어있고, 장애인 화장실에도 필요한 최소한의 보조시설( 손잡이)들은 구비되어 있었다. 각 부스 안에는 대형 두루마리 타입으로 휴지도 충분하게 보급되고 있었다. 단지 시설이 오래되고, 사용과 마모로, 교환 , 수리가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그러한 것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화장실의 기능을 단순화 시켜가고자 하는 신선한 시도도 엿볼 수 가 있었다.

지방공항은 좀 더 열악한 환경이었다. 화장실 기기들도 오래된 것들이고, 관리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아 지저분한 상태였으며, 청소도구들도 빗자루 한 두 개 정도였다. 그래도 벽에는 Toilet Ethics라는 화장실 이용수칙이 붙어 있었는데, 그것마저 관리가 안 되어 때가 묻고 지저분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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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방 호텔 : 필자가 묵었던 곳은 지난 2월 산사태로 1,800여명의 인명을 앗아간 레이테섬 남쪽 도시에 위치한 중급정도의 호텔이었는데, 화장실 수준에서 특이할만 한 내용은 없었다.
Room내의 화장실은 물내림 버튼이 물탱크 바로 위에 있어서 찾기에도 어렵고, 엄지손가락으로 힘 있게 누르지 않으면 물내림이 안 될 정도로 힘들게 되 어 있었다. 1층 로비의 화장실은 입구에 Comfort Room으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일반적으로 공중 화장실을 Comfort Room으로 표시하고 있음), 이용이 뜸한 야간에는 출입구를 잠그고 있었다.

* 공원 : 공원의 화장실은 일반적으로 공원 관리사무소 건물 내에 협소하게 만들어져 있어, 외부 멀리서는 화장실을 찾을 수가 없다. 대변용 부스가 남녀 각 1개 씩, 남성 쪽에는 소변기 칸이 육중하게 별도로 만들어져 있다. 물론 물내림 장치가 없어서, 사용 후 사용자가 옆에 준비된 물을 조그만 물통으로 옮겨 부어 자동으로 물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이상한 것은 그런데도 화장실이 별로 붐비지 않았고, 아래쪽이 공간으로 되어있는 출입문에, 바로 앞에 관리인 이 앉아서 계속 무어라고 떠들어대는 약간은 불안한 상황인데도, 이용자들은 별 불편 없이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었다.

060302-3.jpg* 시청(ORMOC City) : 시청건물 자체가 협소 했으며, 화장실도 계단 옆을 이용, 협소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도 부스는 남녀 각 1칸씩만 되어 있는데, 그나마 남성 쪽은 소변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남자가 대변을 볼 때에는 여성 쪽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었다. 관리인이 상주하고 열심히 움직이 고 있었으나, 워낙 시설이 노후 되고 불편하게 되어 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는 그러한 실정이었다. 환하게 웃어주며 사진촬영 을 도와주는 관리인이 있어서 천만다행 이었다.










* 학교 : 이곳은 출입부터가 까다로워, 정문에서 정식 절차를 밟고, 방문증을 교부받아 수녀님의 안내로 화장실을 돌아보게 되었다. 화장실 보다는 자유분방하게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더 인상적 이었고, 동행하고 있는 수녀님에게 닦아와 악수를 청하는 여학생들의 밝은 얼굴에서 무언가 행복감(?) 같 은 것을 느끼기도 하였다.
화장실 시설은 다른 곳과 비슷하게 중간정도의 수준 이었으나, 관리는 비교적 깨끗하게 되고 있었다. 대개의 경우 씨트의 뚜껑부분은 없고, 씨트 자체 가 없는 곳도 많아서, 외국여성들에게는 사용 시 난처함을 겪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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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식당 : 건물 전체가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고급 해물전문 식당이었다. 화장실에 관한 한 이곳에서 처음으로 인간다운 대접을 받은 느낌이었다. 소변기의 높 이가 구분되어 설치되어 있고, 환기도 잘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고 변기위에는 씨트가 없어서 동행한 여자 손님은 이용을 하지 못하고 말았다.
*길거리 프라스틱 화장실 : 필리핀을 여행하면서 필리핀다운 화장실을 못보고 가는 것을 못내 아쉬워하고 있던 차에, 마닐라 시내에서 특이한 화장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길거리에 드문드문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인데, 말이 화장실이지 프라스틱을 이용, 원형으로 가리워져 있는 간이 남성용 소변소에 불과한 것이다. 막 사용을 끝내 고 나오는 필리핀인에게 말을 걸었더니, 여자는 사용할 수 없고(No female), 물이 없어(No water), “NO,10” 이라고 얼굴을 붉히면서 분명하게 대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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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관리, 사용자매너 등 모든 면에서 아직은 열악한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는 필리핀의 화장실을 돌아보면서, 필자는 오랜만에 애국심(?) 같은 묘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에서도 잠간 언급 하였지만, 불과 40여년전만 하여도 우리보다 앞선 경제, 문화를 자랑하던 필리핀 이었는데, 지도자를 잘못 만나고, 국민들의 합심 된 노력이 부족했던 탓으로, 우리와는 비교가 될 수 없는 후진국으로 퇴보해 버리고 만 것이다.
갑자기, 깨끗해진 조국의 화장실이 머리에 떠오른다. 아름답게 까지 만들어진 우리의 화장실이 자랑스러웠다. 그렇지만 우리의 화장실도 관리에 소홀하 고, 마구 사용되어 진다면, 아무리 깨끗하고 아름다운 화장실이라도 얼마 안가 지저분해지고, 흉물로 변해 버리게 될것이다. 필리핀의 화장실 실태를 반면교사로 떠올리면서, 귀국하면 더 열심히 화장실 문화운동에 매진해야 겠다는 생각을 부질없이 비행기 속에서 몇 번이고 다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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