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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한국일보) 휴일 하루 뽑아 쓴 물티슈만 5장···손수건으로 바꾸기로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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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4회 작성일 25-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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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기후행동]
플라스틱으로 만든 물티슈, 썩지도 않아
5장 사용 줄이면 이산화탄소 2.2㎏ 감축
손수건·행주 등 대체품 활용도 기후행동
"국가 차원에서 시민 인식 개선에 나서야"

편집자주

기후위기가 심각한 건 알겠는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일상 속 친환경 행동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고요? 열받은 지구를 식힐 효과적인 솔루션을 찾는 당신을 위해 바로 실천 가능한 기후행동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꽃무늬 손수건을 머리에 쓴 시민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10여 년째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는 표혜령 한국화장실문화협회 대표는 "지금까지는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전개한 적이 없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꽃무늬 손수건을 머리에 쓴 시민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 10여 년째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는 표혜령 한국화장실문화협회 대표는 "지금까지는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전개한 적이 없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연합뉴스

마라탕을 시켜 먹고 나니 식탁에 빨간 국물이 튀었네요. 물티슈 한 장으로 훔쳐내니 금세 깔끔해졌습니다. 손가락에 화장품이 묻었을 때도, 바닥에 과자 부스러기가 떨어졌을 때도, 고양이가 츄르를 흘렸을 때도 매번 당연하게 물티슈를 한 장씩 뽑아 썼습니다.

평범한 휴일 하루 동안 저 혼자 쓴 물티슈를 세어보니 총 다섯 장이었습니다. 당장은 양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기간이 늘어나면 어떻게 될까요?

지난달 '우리가 몰랐던 기후행동' 코너에 실린 이윤희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연구위원의 기고문을 보니, 우리 국민 한 명이 1년간 버리는 물티슈 양은 무려 8kg에 달하고 5년 전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했다고 합니다. 죄책감을 느낀 사람이 저뿐만은 아닐 거예요.

영국은 아예 플라스틱 물티슈 판매 금지

물티슈라는 명칭에는 함정이 있답니다. '티슈'라고 하니 휴지와 마찬가지로 천연 펄프로 만들어졌을 것 같지만, 사실 물티슈의 주 원료는 플라스틱 화학 섬유인 폴리에스테르라는 것이에요.

물론 최근 들어 친환경 원료로 만든 물티슈도 늘고 있지만 여전히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물티슈가 월등히 많아요. 이런 물티슈는 물에 녹기는커녕 썩기까지 수백 년이 걸리고, 흙과 바다로 유입되면 미세 플라스틱 주범이 돼 환경을 오염시키죠.

그러니 물티슈 사용량을 줄인다면 기후위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는 "물티슈 사용량을 개인이 하루 5장씩 줄인다면 연간 이산화탄소 약 2.2㎏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또 "국내 인구 10%가 동참한다면 연간 이산화탄소 1만1,391톤(t)을 감축할 수 있고, 이는 나무 125만1,758그루를 심는 효과가 되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영국 환경식품농무부는 물티슈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원료에 플라스틱이 포함된 물티슈 판매를 아예 금지하는 시행령을 적용했답니다. 영국 전역 해변을 조사한 결과 100m당 평균 20개의 물티슈가 발견됐다며 그 위험성을 절감한 것이죠.

현재 한국에 이런 법안이 도입되길 기대하긴 쉽지 않지요. 그렇다면 우리들의 노력만으로 물티슈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우선 물티슈의 훌륭한 대체품인 손수건을 쓰는 것이죠. 다회용이라 환경보호에 적합함은 물론, 가격이 저렴하고 마련하기가 쉬워 당장 기후행동으로 실천하기에도 좋으니까요.

여러 기관·기업들도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은 탄소중립 생활 실천의 일환으로 '손수건 사용하기'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경상원 관계자는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 기후행동을 실천함으로써 시민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고 전했는데요.

실제 이 캠페인의 영향 덕분에 전통시장·골목상권 상인회는 이후 판촉물을 배포할 때 물티슈 대신 손수건을 제작해 전달했어요. 우리가 그간 곳곳에서 사은품으로 받곤 했던 물티슈도 이 같은 노력이 더해져 손수건으로 대체된다면 효과적인 기후행동이 되지 않을까요?

시민 배모(39)씨가 일상에서 손수건을 쌓아두고 사용하는 모습. 배씨는 "아이가 손수건을 쓰는 습관을 따라 하는 걸 볼 때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어요. 배씨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시민 배모(39)씨가 일상에서 손수건을 쌓아두고 사용하는 모습. 배씨는 "아이가 손수건을 쓰는 습관을 따라 하는 걸 볼 때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어요. 배씨 제공

이미 손수건 쓰기를 일상에서 실천 중인 시민들도 있어요. 집에 챙겨둔 부모님의 손수건을 써본 게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는 배모(39)씨는 "평생 내가 써온 일회용품 쓰레기가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하면 손수건 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천했어요. 이어 "생각보다 번거롭지도 않을뿐더러, 아이가 내 습관을 보고 배워 스스로 식사할 때 손수건을 쓰는 걸 볼 수 있게 된 것 또한 기분 좋은 변화"라고 했습니다.

손수건 쓰기를 생활화할 수 있는 '꿀팁'을 묻자 배씨는 "우선 외출 가방과 가까운 곳에 손수건을 두는 것이 챙기기 좋다"며 "또 자기 취향의 예쁜 손수건이나 '부모님이 쓰시던 것' 같은 의미 있는 손수건을 쓰길 추천한다"고 말했습니다. 핵심은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손이 자주 가게끔 만드는 거예요.

꼭 손수건이 아니더라도, 행주나 걸레를 쓰는 것도 당연히 도움이 된답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물티슈를 쓰지 않는다는 시민 이정인(34)씨는 "외출 시 손수건을 챙겨 다니는 건 번거롭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집에서 행주나 걸레를 쓰는 건 매번 물티슈를 사들이고 쓰레기 봉투를 금방 채우는 것보다 오히려 간편하다"고 말했어요. 이어 "소소하게나마 물티슈 구매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경제적 효과를 얻는 건 덤"이라고도 했고요.

확산하지 못하는 '손수건 캠페인'… "국가적 노력 필요"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꽃무늬 손수건을 머리에 쓴 시민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입니다. 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공원에서 꽃무늬 손수건을 머리에 쓴 시민이 휴식을 취하는 모습입니다. 연합뉴스

이렇듯 물티슈 대신 손수건·행주 등 다회용 면을 쓰는 기후행동은 비교적 간단해요. 그럼에도 실생활에서 이를 실천하는 비율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10여 년째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지속하고 있는 표혜령 한국화장실문화협회 대표는 "최근 협회 차원에서 간이로 화장실 현장에서 집계를 해본 적이 있는데, 손수건을 쓰는 시민 비율은 10%도 되지 않았다"며 "손수건 쓰기는 일상 문화로 정착시키는 게 유독 어렵더라"고 토로했어요.

개인의 손수건 사용 비율을 실질적으로 높이기 위해선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어요. 표 대표는 "오늘날 우리나라 시민들이 분리배출을 습관화한 것도 정부의 인식 개선 노력과 위반 시 법적 제재가 병행된 덕분"이라며 "지금까지는 '손수건 쓰기 캠페인'을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전개한 적이 없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종종 친구들로부터 아기자기한 자수가 놓인 손수건을 선물받곤 했어요. 이제까지는 이들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 몰라 컵 코스터(받침) 대용이나 장식용으로 쓰곤 했는데요. 이제는 하루 다섯 장씩 물티슈를 쓰는 대신, 손수건을 애용하는 방법으로 지구를 지켜야겠습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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