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해마다 '아름다운 화장실' 뽑는 이유…벌써 '26'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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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공중화장실에서 불법 카메라 단속과 안심 비상벨 점검을 하는 모습.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정부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화장실 위생·청결도를 높이기 위해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해온 지 26년이 흘렀다. 그동안 청결도가 전반적으로 개선된 만큼 정부는 앞으로 탄소중립·약자 배려 등 미래 가치에 기반해 '아름다운 화장실' 시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8일 제26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공모전 시상식에서 한국도로공사 대전충남본부의 '망향휴게소'가 대상을 받았다. 금상은 한국철도공사 강원본부에서 운영하는 '둔내역 화장실', 은상은 수원시 서호공원의 '낙조화장실' 등 5개소가 수상했다. 전국에서 총 80곳이 응모해 27곳이 최종 입상했다. 공중화장실 위생 관리 '애매한' 업무, 결국 '행자부'가 맡게 돼
정부가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해 시상하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시작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세기가 저물던 당시 정부를 괴롭힌 것이 'Y2K 바이러스'만은 아니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두고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다양한 우려가 제기됐다. 공중화장실도 그중 하나였다.
논의는 정부 차원에서 위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로 이어졌고, 그렇게 공중화장실 청결 업무가 행정자치부(현 행안부)에 맡겨졌다.
왜 하필 행정자치부였을까. 정부조직법은 행안부에 대해 '국가사무로서 타 중앙행정기관에 속하지 아니하는 사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99년 당시 화장실이나 화장실 위생 관리에 관해서는 어떠한 법도 제정돼 있지 않았다. 공중화장실 위생관리는 어느 부처에도 속하지 않는 '애매한' 업무였던 셈이다. 결국 행정자치부가 관련 업무를 맡게 되며 2004년에 '공중화장실법'도 행정자치부 소관으로 제정됐다.
민간단체 '화장실문화시민연대'는 1회 때부터 행안부와 공모전을 함께 해왔다. 연대는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슬로건을 탄생시킨 곳이기도 하다.
1회 때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뒤 2회 때부터 행사를 공동 개최했다는 표혜령 연대 상임대표는 "당시 화장실이라고 하면 침이나 뱉는 더러운 곳이지 가꾼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월드컵을 계기로 선수들이 게임에서는 지더라도 문화 수준의 척도라는 화장실에서는 쉽게 져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래도 콘테스트 형식으로 해야 동기부여가 잘될 것 같아 공모전 방식으로 진행해왔다"며 "처음 시작할 당시 수세식이냐 푸세식이냐 이런 부분에 집중을 했다기보다는 어쨌든 노력해서 위생을 잘 가꿨느냐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화장실 문화 운동 지속
세월이 흐른 만큼 '아름다움'의 기준도 다소 바뀌었다. '위생'에 찍혀 있던 방점이 '친환경'·'약자 배려'·'안전' 등으로 분산됐다.
올해 심사 기준은 △에너지 절약 여부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배려 △비상벨·불법촬영 관리체계 등 안전 △위생·청소 상태 △접근성 △사용 인원이었다.
올해 대상에 선정된 '망향휴게소 화장실'은 남녀화장실 입구에 수유실과 기저귀 교환대를 마련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상을 받은 '둔내역 화장실'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물 없는 공간 설계를 한 점, 절수형 양변기·태양광에너지 등 에너지 절약 설비를 설치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표 대표는 "시대가 변한 만큼 앞으로 중점 목표는 불법촬영 카메라 없애기, 휴지통 없애기, 휴지 절약, 물 절약"이라고 알렸다.
한편 표 대표는 24년간의 사비 운영으로 연대 재정 상황이 불안정해지자 올해 사단법인 '한국화장실문화협회'를 창립했다. 회원들의 힘을 빌려 단체 운영을 지속하기 위함이다.
그는 "화장실은 우리가 긴 시간을 보내는 생활 공간"이라며 "회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지혜를 모아 작지만 쾌적한 화장실에서 얻는 여유가 생활의 활력으로 연결되도록 화장실문화운동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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