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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화장실을 회장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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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84회 작성일 17-05-2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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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회장실처럼”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2월의 주제는 ‘약속’]<23>머문 자리도 아름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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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공중화장실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니 더 깨끗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약속을 지켜달라는 의미다. 그러나 막상 공중화장실에서 ‘아름다운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공중화장실의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시민들은 ‘악취, 더러움, 충격’ 등 연거푸 부정적인 단어를 나열했다. 변기 밖으로 잘못 조준된 용변과 바닥에 방치된 토사물. 공중화장실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미지다. 남들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내 것처럼 사용하자’는 사회적 약속이 더욱 잘 지켜져야 하는 공간이 바로 공중화장실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본보 취재팀이 둘러본 서울 곳곳의 공중화장실에선 ‘사회적 약속’이 지켜졌다는 물증을 찾기 어려웠다. 1일 오후 11시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의 한 상가 화장실은 입구에서부터 코를 찌르는 소변 냄새가 진동했다. 차례를 기다리던 일부 시민이 잠깐을 참지 못하고 건물 계단에 노상방뇨를 한 탓이었다. 화장실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물을 내리지 않아 변기에는 소변이 차 있었고 휴지통에도 소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자정 무렵 서울 마포구 신촌역에서는 역무원이 코를 움켜쥔 채 화장실 맨 오른쪽 칸에서 빠져나왔다. 해당 칸에는 누군가 구토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서던 대학생 이모 씨(22)는 “한두 번 보는 게 아니다. 뒤처리라도 제대로 하면 불쾌감이 덜할 텐데”라고 말했다.

술집이 밀집된 지역에서만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건 아니었다. 2일 새벽 서울 성북구 한 대학 열람실 화장실에는 휴지더미가 흡사 돌무덤처럼 아슬아슬하게 쌓여 있었다. 제때 치우지 않은 탓이겠지만 휴지통이 넘칠 정도가 되면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상식이 이곳에선 통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이런 현상이 익숙하다는 듯 쓰레기더미 옆에서 양치를 한 뒤 밤샘공부를 하러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한 상가 공중화장실에는 ‘화장실 쓰레기통에 음식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황당한 문구가 붙어 있었다. 주변 상가 이용객 일부가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번거롭다며 화장실 변기에 버리고 가는 일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었다. 건물 경비원 이병록 씨(68)는 “당구장 손님이 자장면을 시켜먹고 남은 음식을 변기에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며 혀를 찼다.

공중화장실의 문을 걸어 잠그면 해결될까. 이태원역 부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윤용옥 씨(72·여)는 “한때 화장실 문에 자물쇠를 걸어놨는데 결국 문이며 자물쇠까지 박살나는 것을 보고 포기했다”며 “공중화장실을 자기 집 화장실이라 여기면 문제가 쉽게 해결될 텐데”라고 말했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선 공공재를 소중히 다루자는 사회적 약속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한다”며 “공중화장실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유료화하는 등의 대책도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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