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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이런 이상한 광경 안 보려면… 최소 76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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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8회 작성일 17-05-2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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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이상한 광경 안 보려면… 최소 76년 걸려

김민철 기자 이메일mckim@chosun.com
박진영 기자 이메일jyp@chosun.com
입력 : 2012.08.21 03:03

[턱없이 모자란 여자 공중화장실]
서울 화장실 변기 조사해보니 남성용 10만8918개, 여성용 6만6763개

휴게소·영화관·터미널까지… 80년대 후반부터 계속 지적돼
여성 변기法도 두차례 시행, 年500개씩 늘렸지만 역부족
"남자 화장실에 칸막이 만들어 상황 따라 여성용으로도 써야"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M영화관 입구 화장실. 영화가 끝나자 여자 화장실은 안쪽부터 줄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화장실 밖까지 이어졌다. 15~20명의 여성이 힘들게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반면 남자 화장실은 바로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홍모(26·학생)씨는 "남자친구는 금세 일을 다 보고 나왔는데 난 아직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며 "기다리다 몇 번의 힘든 고비를 넘긴 적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곳의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7개, 소변기 9개였지만, 여자 화장실은 대변기 9개에 불과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 매표소 인근 여자 화장실에서도 이런 현상을 흔히 볼 수 있다. 급하게 달려온 여성들은 긴 줄을 보고 놀란 듯 인상을 찌푸리고 고통스럽게 다른 화장실을 찾는다. 박모(28·회사원)씨는 "휴가라 고향집에 가려고 터미널에 왔는데 올 때마다 여자 화장실 줄이 너무 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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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M영화관 입구 화장실. 여자 화장실은 붐비지만 남자 화장실은 한산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여자 화장실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여성들이 겪는 불편은 여전하다. /성형주 기자 foru82@chosun.com

여름 휴가철 성수기인 지난 3일 오후 강원도 44번 국도에 있는 C휴게소. 남자 화장실은 여유 공간이 있었지만 여자 화장실은 입구에 30m가 넘는 긴 줄이 생겼다. 여성들은 버스에서 내려 급히 화장실로 향하다 긴 줄을 보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휴가철·명절·주말에 휴게소·영화관·공연장·경기장 등을 이용하는 여성들이 화장실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이 문제는 80년대 후반 총리·장관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지적이 나왔다는 기록이 있다. 20여년째 고쳐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자 화장실에서 긴 줄을 서는 이유는 화장실 이용시간이 여성은 평균 2~3분, 남성은 1분~1분30초 정도로 배 차이가 나는 데다, 건물 화장실들이 과거에 남성 위주로 지어져 남성 변기 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2004년 여자 화장실 대변기 수를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를 합친 것 이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2006년에는 1000명 이상이 모이는 장소는 여성 변기 수를 남성 변기 수의 1.5배 이상으로 만들도록 하는 법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여성들이 겪는 불편은 여전하다.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여성 유동인구는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여자 화장실 변기 수 증설은 신축 또는 개·증축할 때만 적용받아 숫자가 더디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체 여행객을 많이 데리고 다니는 한 여행사 대표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국도변 휴게소에서 여성들의 불편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른 지자체에 비해 여성 변기 수를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서울시도 2008~2011년 4년간 여성 변기 수가 2225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금도 서울시의 전체 남성 대·소변기 수는 10만8918개, 여성 대변기는 6만6763개로 4만2155개 차이가 난다. 이런 속도로 여성 변기 수를 늘려 가면 남녀 변기 수를 1대1로 만드는 데 76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는 "우선 급한 대로 남자 화장실에 임시로 칸막이를 하나 만들어, 여자 화장실이 밀릴 경우 여성들이 남자 화장실의 대변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융통성 있는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화장실을 노약자·어린이·임산부가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명절·휴가철·주말에는 이동화장실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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