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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공연 막간에 뛰는 여성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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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404회 작성일 17-05-18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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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막간에 뛰는 여성들 왜?

“15분 뒤에 2부를 시작하겠습니다.”

안내방송이 나오고 극장 문이 열리면서 여성 관객 10여 명이 화장실 입구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짧은 인터미션 시간에 화장실이 붐비는 것을 아는 관객들이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잠깐 사이 화장실 밖으로까지 10여 명의 줄이 생겼고, 쉬는 시간 내내 화장실은 붐볐다. 18일 뮤지컬 ‘삼총사’의 공연이 열린 충무아트홀의 모습이다.

같은 시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공연이 열린 샤롯데씨어터의 풍경도 마찬가지. 인터미션 시간에 2층 화장실 밖으로 여성 관객 20여 명이 차례로 줄을 서서 기다렸다. 김민희 씨(30)는 “대극장에 오면 인터미션 때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고충”이라고 말했다.

○ 세종문화회관, 여성 화장실 가장 부족

동아일보는 수도권 1000석 이상 대극장 10곳의 객석 대비 여성 화장실 변기와 세면대 수를 조사했다. 대상은 고양 어울림누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샤롯데씨어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LG아트센터,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우리금융아트홀, 충무아트홀 대극장, 한전아트센터(999석).

객석 대비 여성 화장실의 변기 수가 가장 부족한 곳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었다. 3022석으로 국내 최대 좌석인 이 극장의 변기 수는 56개. 변기 한 개에 객석 수는 54석으로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번잡했다. 공연 관람객의 70%가량이 여성 관객인 점을 감안하면 40여 명이 15∼20분의 인터미션 동안 한 변기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이 변기당 객석 수 36.2석으로 두 번째로 번잡했고, 고양 어울림누리(변기당 35.8석), 샤롯데씨어터(변기당 33.5석) 순으로 객석 대비 화장실 수가 부족했다.  

 

세종문화회관 홍보마케팅팀 문정수 부장은 “인터미션 때마다 1층 여자 화장실이 특히 붐벼 지난해 초 확장 공사를 했다. 2층 이상 화장실이 덜 붐빈다고 안내를 해도 관객들이 잘 따라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2283석 규모에 걸맞게 116개의 변기를 설치해 변기당 화장실 비율이 19.7석으로 가장 덜 번잡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보다 800석 가까이 좌석이 적지만 변기 수는 배 이상 많은 것. 우리금융아트홀(변기당 20.1석), 국립극장 해오름극장(변기당 27.1석) 순으로 객석 대비 화장실 수가 넉넉했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은 이달 초 확장 공사를 통해 변기 12개를 추가한 덕에 상위권에 올랐다.

여성 화장실 세면대 수는 샤롯데씨어터가 9개로 가장 적었다. 그로 인해 세면대 한 개당 객석 수는 137.8석에 이르렀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세면대당 객석 수가 120.9석으로 두 번째로 번잡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8개 극장은 50∼70석으로 비슷했다.

○ 붐비는 공연장 여성 화장실 해법은?

2000년 들어 공연 시장이 급성장했고, 관객의 대다수는 여성이었다. 급격한 여성 관객의 증가에 공연장 여성 화장실이 붐비는 것은 상식이 됐다.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예술의전당, 한전아트센터, 성남아트센터 등은 최근 몇 년 새 여성 화장실을 확충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000석 이상 공연장의 남성 화장실 대비 여성 화장실 변기는 1.5배 이상이면 된다. 하지만 실제 극장을 찾는 여성 비율은 그보다 높다. 여성 관객 비율은 70%만 되어도 남성 관객의 두 배가 넘는다. 여기에 여성의 화장실 이용 시간은 남성에 비해 1.5배가량 길다.

극장도 문제점을 알고 있다. LG아트센터와 샤롯데씨어터는 인터미션 시간에 여성 화장실에 직원을 배치해 화장실의 빈칸을 찾아서 알려주는 등 화장실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전아트센터나 세종문화회관은 복잡한 로비층 화장실보다 다른 층 화장실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관련 법률에 따라 화장실을 만들어 놓아도 공연장의 여성 화장실이 붐비는 것이 현실이다. 좌석 몇 개당 변기 몇 개식으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는 등 한층 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이진형 인턴기자 이화여대 법학과 4학년

김도형 인턴기자 연세대 사회학과 4학년

박종민 인턴기자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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