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HCN 서초뉴스] 이제야 '남녀공용 분리' 지원…서초구만 2천㎡ 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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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남녀공용 분리' 지원…서초구만 2천㎡ 꼬리표?
기사입력 2019-06-05 [백경민 기자]
3년 전 강남역 일대 한 상가 외부 화장실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20대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무참히 살해당했죠. 이 사건을 기점으로 사회 안전망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습니다. 특히 남녀공용 화장실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고, 비상알림장치의 필요성이 강조됐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목소리는 여전해 보입니다. 바뀐 게 없다는 이야기겠죠.
실제로 민간화장실 내 남녀공간을 분리하는 지원책은 이제 겨우 시동을 걸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자치구별로 급한 곳부터 일부 공사비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인데요. 그 취지완 다르게 어째 서초구만 규모 2천㎡ 이상이라는 기준으로 제한을 두는 모양새입니다. 그나마 나온 지원책마저 의미없는 꼴이 돼 버릴 지도 모르겠습니다. 백경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지난 2016년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이후로 남녀 공간을 분리해 달라는 목소리가 컸지만, 관련 대책은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특히 소규모 개인 건물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는 한계가 따랐습니다.
그나마 이번에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제안해 정부 차원에서 자치구별로 2곳씩 남녀공용 화장실을 분리하기로 했습니다.
공사 비용의 50%를 지원하고, 3년간 개방해야 하는 조건입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겨우 지원책이 나온 셈입니다.
아무리 민간 소유 건물이라도 안전이라는 큰 틀에서 꼭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이뤄졌습니다.
[ 녹취 : 행정안전부 관계자 (음성변조) ]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으니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규모가 작아도 지자체와 협의를 해서 분리했을 때 효과가 큰 곳을 중심으로 시범 사업 비슷하게…
서초구도 예산을 반영해 7월쯤 공고를 띄우고 최종 2곳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다만, 행안부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규모 2천㎡ 이상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민간화장실을 개방화장실로 지정할 때 적용하는 기준이란 설명입니다.
[ 녹취 : 서초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는 법에 2천㎡로 나와 있기 때문에 대상은 모두 2천㎡예요.
하지만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는 그 규모를 두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진 않습니다.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에 그 역할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옆동네인 강남구도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게끔 규모 제한보다는 그 범위를 더 확대하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남녀공간을 분리할 만한 여건이 안 되면, 구 차원에서 열악한 화장실 환경을 개선해주는 사업까지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 녹취 : 강남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
시설이 취약하고 열악한 화장실이 있잖아요. 일정 규모 이상으로 하면 확대하기가 쉽지 않죠.
실제로 무섭다고 부르짖는 대부분의 남녀공용 화장실은 소규모 건물에 집중돼 있습니다.
서초구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과 교대역, 사당역 일대 유흥가 쪽 외부 화장실은 웬만해선 거의 다 여기에 속합니다.
칸막이 하나만 사이에 두고 남성과 여성이 한 공간에서 볼일을 봐야 하는 곳 투성이입니다.
그 칸막이마저도 변기를 밟고 올라서면 옆 칸이 훤히 내려다 보일 정도입니다.
이른바 몰카 구멍으로 불리는 흔적들도 여기저기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20대 여성 (음성변조) ]
(남녀공용 화장실 많잖아요?)
갈 때마다 이유 없이 무서워요. 누가 들어올 것 같고…
[ 인터뷰 : 20대 여성 (음성변조) ]
(분리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안전 문제도 있지만, 불편하기도 하고…
사실 구청에서는 지역에 남녀공용 화장실이 얼마나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3년 전 강남역 살인사건 후 서울시에서 자치구별로 파악한 정도가 다입니다.
그 자료조차 현재는 손 놓고 있는 실정입니다.
[ 녹취 : 서초구청 관계자 (음성변조) ]
관리를 하거나 이러지는 않는다고요. 2016년에 서울시에 보낸 공문이 있다고 하니까 찾아볼게요.
취재진이 2016년 자료와 화장실문화시민연대를 통해 추정한 서초구 남녀공용 화장실 수는 1700여 곳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실태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정책의 방향성이 제대로 잡힐 리 없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 인터뷰 : 표혜령 /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회장 ]
남녀공용 화장실이 많이 있겠나 싶어도 조사를 나가 보면 어마어마하게 많으니까요. 자료가 없으면 주먹구구식으로 (될 수밖에 없죠.)
이제 겨우 남녀공용 화장실을 분리하는 지원책이 나왔습니다.
그래봤자 화장실 2곳일 수 있겠지만, 2곳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곳에 지원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그나마 나온 지원책마저 자칫 무의미해질 지도 모를 일입니다. HCN NEWS 백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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