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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2005-03-12 여성 화장실 아직도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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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05회 작성일 17-05-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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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05-03-12 10:03]20050312-1.jpg

 

[중앙일보 양영유.정용환.민동기.이민영] 지난달 22일 오후 5시30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신촌기차역. 인근 옷 가게에서 친구와 쇼핑을 하고 역사 내 공중화장실에 들른 이화여대생 권완영(22.초등교육 3)씨의 얼굴이 찡그러지기 시작한다. 3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린 뒤 막상 일을 보려니 악취가 심했고, 휴지도 없었기 때문. < p>< p>이 화장실의 남성용 변기 수(좌변기 3개, 소변기 4개)는 여성용(3개)의 두 배 이상이다. 신촌역 인근은 여대와 쇼핑가가 있어 여성 통행량이 많은 곳. 그래서 5년 전 서울시는 "이곳에 여성용 변기 수가 많은 시범 화장실을 지어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p> ▶ 서울 강남의 한 대형극장에서 영화 관람을 마친 여성 관객들이 화장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정지영 대학생 사진기자(후원 Canon) 여성들의 '화장실 스트레스'가 여전하다.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왕성해졌지만 성별 화장실 변기 수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p>< p> 2002년 한.일 월드컵 준비가 한창이던 2000년 2월. 서울시.대구시 등 주요 자치단체와 문화 시설 등 여성 화장실을 대폭 늘려 선진 문화 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본지가 2000년 1월(24~27일) '여성 화장실 확 바꾸자'시리즈를 내보낸 게 계기였다. 여성의 화장실 평균 이용시간(3분)은 남성(1분24초)보다 두 배 이상이지만 공중화장실의 변기 수는 거꾸로 남성용이 두 배나 많아 여성이 겪는 불편함을 조명한 기사였다. 그러나 자치단체가 전시 행정에 급급하고 사회적 관심이 사라지면서'화장실 성차별'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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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태=지난달 26일 오후 6시30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씨티극장 1관. 미국 남자 가수 '레이 찰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레이(RAY)'를 관람하고 나온 김새봄(36.강남구 대치동)씨가 여자화장실로 급히 들어간다. 좌변기가 3개뿐인 화장실 앞에는 이미 7명이 줄을 서 있다. 차례를 기다리며 초조해 하던 김씨가 볼일을 끝내고 나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 반면 김씨와 동시에 바로 옆 남자 화장실(좌변기 3개.소변기 3개)에 들어간 차영식(26.수원시 세류동)씨는 40초 만에 나온다.

 

이 같은 여성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서울시는 2000년 당시 평균 2대 1이었던 공공.문화 시설 화장실의 남녀 변기 비율을 단계적으로 1 대 1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우선 여성 통행량이 많은 잠실종합운동장 등 17곳의 여성 변기 수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본지 취재팀이 개선을 밝혔던 시설 중 9곳을 골라 확인한 결과 세종문화회관을 제외하곤 사정이 나아지지 않았다. 

 

   또 취재팀이 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공동으로 2월 1~4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종로구청.신도림역 등 서울시내 공공시설 20곳의 화장실을 조사한 결과 남녀 변기 비율은 평균 2 대 1이었다. 여권 신청 등을 위해 하루 2000여 명이 찾는 서울 종로구청의 경우 여성 민원인이 절반 이상인데도 변기 수는 6개에 불과했다. 반면 남자용 좌변기는 9개, 소변기는 13개다. 이경애(37.서울 평창동)씨는 "여권과가 있는 4층에도 좌변기가 두 개뿐이어서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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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월드컵 이후 화장실 개선에 대한 관심이 수그러들어 계획대로 시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녀 변기 비율을 1 대 1.5로 쇄신하겠다'(2000년 2월)고 선언했던 대구시의 관계자는 "당시의 문서를 모두 파기해 개선 여부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 p>< p> 물론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하철.놀이공원.백화점 등의 화장실이 깨끗해졌고 남녀 변기 비율을 정한 법률이 시행됐다.

 

◆문제점=여성들의 불편이 큰데도 정부.자치단체.민간업소 모두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월드컵과 같은 국제행사가 열릴 때만'반짝 행정'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7월에는 자치단체장이 상당수 자리바꿈을 하면서 기존에 추진하던 업무나 민간에 대한 지원도 흐지부지됐다. 서울의 경우 2000년 당시 25개 구별로 시민들이 공중 및 다중이용 화장실을 점검하는 '화장실개선추진협의회'가 구성됐다. 또 부산시는 일선 구청에 화장실 개선 기술에 대해 조언해 주는 '화장실 정비 컨설팅'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지원이 사라져 대부분 활동을 중단했다.

 

◆ 탐사기획팀 = 양영유.정용환.민동기 기자, 이민영 인턴기자 <p>< p>제보 = deep@joongang.co.kr 02-751-5677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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