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14] [월간 빌딩문화11월호] 아시나요.화장실문화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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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절 동자중이 큰스님의 손 씻을 물을 받아들고 화장실 앞에 서 있던 CㆍF가 생각난다.
아래에 '해우소'란 자막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글자 그대로 해우소란 근심ㆍ걱정을 푸는 곳이다.
어두운 밤에 찾는다면 조금 무서울 수 있는 그런 공간인 화장실, 옛날 스님들은 이 곳에서 근심과 걱정(?)을 해결하셨다는 말이 된다.
10월 중순경 사무실직원들과 양평 용문산 근처에서야유회를 가졌다었다.
그곳에는 '사나사'라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자그마한 절이 있었다. 지난 저녁에 있었던 술라지 때문인지 다음날 일어나기에 몸이 조금 무거웠지만. 예정된 산행을 위해 밖으로 나왔다. 물고기가 떼를 지어 노느게 보일 정도로 맑은 계곡 물과 깨끗한 산책로가 맘에 들었지만, 더욱 맘에 들었던 점은 걸어서 15분~20분이면 되는 거리에 3개의 화장실이 있어 갑작스런 용무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곳 화장실을 도시에서 찾을 수 있는 그런 고급스러운 화장실과 비교하는 것에는 무리가 따르겠지만 일정한 거리에 따른 공중화장실의 수로 따지자면 아마도 비교대상을 쉽게 찾지는 못할 것 같아 보였다. 아무리 화려한 시설을 갖춘 화장실이 있다한들 정작 내가 가야할 때에 찾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민들이 도심에서 화장실을 찾기란 쉬울 수도 있겠지만 정말 급할 때는 눈에 잘 띄지 않은 것이 바로 공중화장실이다. 최근 공중화장실 시설을 새롭게 하고 필요한 물품을 갖추도록 하는 일이 계속해서 진행되고있다. 하지만 화장실 시설의 좋고 나쁨을 떠나 얼마나 많은 화장실을 우리주변에서 찾을 수 있느냐는 것이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 같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사무국장은 우리주변 빌딩, 상가와 같은 건물내의 닫혀져 있느 화장실이 시민들에게 개방된다면 이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여러 시민단체들이 있지만 화장실문화시민연대는 우리에게 그리 잘 알려진 이름은 아니다. 1999년 7월에 발족되어 같은 해 12월 13일 창립3된 이 단체는 시민과 정부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감시자와 같은 역활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의 사업진행 현황을 살펴보면, 공공장소에 「그림 및 명시(名詩)부착 운동」, 좋은 화장실 추천 및 미운 화장실 고발창구 운영(02-752-4242,4245), 「잠긴 화장실 문열기 운동」다중화장실 이용에 건물주의 협조공문발송, 서울지역525개 초등학교 및 전국 관광지 화장실 실태조사, 화장실 관리 및 감시자원봉사자 모니터 교육 등을 꼽을 수 있겠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의 역사가 아주 오래 되었거나 규모 면에서 다른 조직에 비해 월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다들 더럽다고 관심을 두지 않고 외면하기 쉬운 화장실, 그 화장실의 문화를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 기자는 화문연(화장실문화시민연대)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이 조직이 하는 일을 시민들이 올바르게 이해하여 이들의 일에 적극 동참하길 바란다. 대화 중 표혜령사무국장은 이런 말을 했다. 더럽다고 생각되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이 일을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 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고 말이다.
앞으론 화장실이 뒷간이란 말처럼 볼일만 보고 급히 떠나는 곳이 아닌, 옷깃을 단정히 하고 청결하게 꾸미는 등 다양한 행동을 영위하는 편안한 공간, 해우소(解憂所)나 rest-room(휴식공간)과 같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길 바란다.
다음은 화장실문화시민연대에서 발행하는 계간지「생각하는 문화공간」중 화장실에티켓에 관한 내용입니다.
원래 그대로
화장실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무를 보고 나서 물 내리기를 하여 내가 사용하기전과 사용한 후의 화장실을 원래 그대로 나부터 깨끗하게 사용해 주세요.
사용한 화장지는 변기에 버리자
화장실이 불결하고 냄새가 나는 원인 중의 하나가 용변을 처리한 화장지를 휴지통에 버리는 데서 비롯됩니다. 화장실마다 화장실용 휴지를 반드시 준비하여 변기에 넣어 물로 쓸어 내려야 냄새가 나지 않습니다. 여성용 생리대나 휴지 이외의 것은 뚜껑 달린 휴지통에 넣어야 하구요.
껌, 침 안뱉기
화장실 청소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의 하나가 껌을 떼어 내거나 침과 오물을 닦어내는 일입니다.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가장 불쾌한 것이 이렇게 더렵혀진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내가 깨끗하게 사용하려면 나부터 껌이나 침을 함부로 뱉는 행동은 않아야겠지요.
화장실은 금연
공공장소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은 상식적인 일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 또한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공중화장실은 당연히 담배를 피워도 되는 장소라고 오해하거나 알면서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쾌적한 공간을 위해 공중화장실 내에서 금연은 반드시 지켜져야 합니다.
소변기에 가까이 다가가기
남자들의 경우 소변기에 한 발짝 떨어진 상태에서 용무를 보는 경우 소변이 화장실바닥에 떨어져 불결함과 악취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한 번 더럽혀지게 되면 다음 사용자도 소변기에 가까이 가게 되지 않으므로 반복적으로 소변이 화장실바닥을 더럽히게 되고 냄새가 배이게 하는 것입니다. 남성들은 반드시 소변기 가까이 밀착하여 용무를 보고, 절대 소변이 바닥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주의 또 주의.
화장실 한 줄 서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화장실을 사용하게 될 경우 화장실은 매우 혼잡하고, 서로 부대끼며, 바로 코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때문에 용무를 보기가 편하지 않게 되며, 앞사람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옆줄에 서 있는 사람보다 먼저 왔더라도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됩니다. 화장실 한줄 서기는 용변 칸 앞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밖에서 일렬로 서서 기다리다가 한사람이 나올 때마다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화장실문 입구 쪽으로 질서 정연하게 줄을 서서, 서로 공평하고, 보다 즐거운 기분으로 화장실을 사용하는 줄서기 문화를 정착시켜야겠지요.
글 정희철 기자
사진 이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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