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6-23] [조선일보] [글로벌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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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1/26(금) 17:44
[글로벌 에티켓] "들어가면 나가기 싫은 화장실을 만듭시다"
잘 말들은 않지만, 한번 나오면 모두가 열띤 토론자가 되는 주제가 우리의 화장실 문제다.
『예식장에 갔는데 』 『그 음식점 그렇게 돈은 벌면서 화장실은 』등등.
이제 시민단체와 주부 자원봉사자, 그리고 학생들이 나섰다. 단순히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이 아니라, 「화장실 문화」를 정착시키려 하고 있다.
문화향기가 물씬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24일 자원봉사자 20여명이
모였다. 소속은 녹색소비자연대, 2002년월드컵 문화시민협의회 등 다양하지만, 공중화장실을 편안히 쉬며 화장할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주부란
공통점이 있다.
주부들은 세제와 빨간 고무장갑으로 무장한 뒤, 자기집 화장실이나 된 듯 닦아 나갔다. 낙서도 지웠고, 세면대를 윤기나게 만들어 냈다. 청소 뒤엔 화장실 세면대 옆 벽에 말끔한 꽃다발을 걸었다. 청소하는 사이 들어온 시민들은 당황해하다가 『수고하십니다. 아줌마』란 말을 건냈다.
이날 마로니에 공원에 나왔던 박점희(49) 주부는 『어떤 사람을 알려면 그 집안 화장실을 보라는 말이 있다』며 『짧게는 하루의 기분을 좌우하는 화장실을 주부의 능력으로 한번 고쳐놔 보겠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하러 아침에 집을 나올 때 남편과 자녀로부터 『정말 중요한 일 하러 나가는 우리 부인 엄마』란 격려말을 들었다는 박종수(47) 주부도 『우리가하는 것은 화장실 청소가 아니라, 화장실 문화 건설』 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학생들도 참여한다. 직접 체험하는 것만큼 뛰어난 교육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주 서울 양천공원 공중화장실 청소에 참여했던 중고생들 소감은 『이렇게 불결한지 몰랐고, 앞으로는 깨끗히 쓰겠다』였다고 한다.
시민단체들은 다음달 13일 「화장실문화 시민연대」를 발족시키며, 화장실
거울부착 학생들에 대한 화장실문화 교육 화장지 부착 의무화 고발전화 개설 등을 통해 「들어가면 나오기 싫은」 우리의 화장실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녹색소비자연대 표혜령 이사는 『화장실 한곳마다 담당주부를 5명 정도 선정해 매일같이 점검하게 할 계획』이라며 『주부에게 격려를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혁재기자 : elvis@chosun.com)
화장실문화시민연대
김정희간사 02-752-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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