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 개최 … 세계 70개국 참가 [내일신문]
우리나라가 화장실을 통한 인류의 미래 바꾸기에 도전한다.
한국화장실협회는 11월 세계화장실협회(World Toilet Association) 창립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는 동시에 국제기구 본부 한국 유치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심재덕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 조직위원장은 “세계 70여개 나라가 모여 화장실 문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게 된다”며 “한국이 이룩한 대변혁을 세계에 전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UN은 지난 2000년 ‘세계 인권과 환경개선을 위한 8가지 주요 정책과제’ 중 하나로 ‘2015년까지 적절한 위생시설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의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일’을 꼽았다.
UN에 따르면 세계인구 40%인 26억 명이 적절한 위생시설을 갖추지 못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 연간 200만명이 이와 관련한 수인성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화장실이 단순한 ‘배출’ 이상의 의미를 담고있다는 얘기다.
세계화장실협회가 11월 21일부터 5일간 열리는 창립총회에 ‘화장실 혁명이 인류의 미래를 바꾼다’는 큰 뜻을 담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위생시설 곧 ‘화장실’이 질병예방과 물 부족, 식수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은 열악한 화장실 환경 개선을 위한 기술과 정보, 재정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지진이나 해일 전쟁 등 대재난이 발생한 뒤에는 먹거리나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화장실 복구와 긴급 구호가 절실하다.
세계화장실협회가 만들어지면 이미 자국에 화장실 관련 기구를 갖고 있는 70여개국을 중심으로 화장실 관련 기술 개발과 정보교류가 가능해진다. 협회 차원에서 각국의 화장실 문화와 위생시설 실태를 조사한 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 조건에 맞는 화장실 개선방안도 찾게 된다. 장애인과 노인 여성 어린이 유아동반자 등 사회적 약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문화공간으로서의 화장실 개념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는 20여년간 쌓아온 국내 화장실문화운동 성과를 전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지난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1998년과 1999년 월드컵문화시민협의회(현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와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한국화장실협회가 잇따라 창립돼 화장실 문화 선진화를 이끌어냈다. 이들 단체는 월드컵 개최도시 공중화장실 실태조사와 한·일화장실포럼 화장실문화품질인증제 등 과학적 체계적인 화장실 변혁운동을 펼쳐왔다. ‘화장실이 바뀌면서 삶의 질이 향상된’ 한국의 경험은 세계 각국에서 성공사례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심재덕 조직위원장은 “세계화장실협회 창립총회는 인류 위생과 보건을 위해 중요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국제기구 본부를 한국에 유치하는 중요한 사례도 될 것”이라며 “한국 화장실 기술이 세계에 소개해 산업적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화장실 관련 세계 표준 제정과 인증을 추진하고 화장실 욕실 엑스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방안 등을 고민 중이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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