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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경기일보] 20%가 옛날 변기...용변 참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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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062회 작성일 21-07-0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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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W0Jy7DWBYoI

 

도내 초교 화장실 실태조사

아름다운 화장실, 명품 테마 화장실 고속도로 휴게소를 가면 다양한 이름과 콘셉트를 가진 화장실들이 눈에 띈다. 지저분함의 대명사였던 공중화장실을 지자체가 나서 깔끔하고 이야기가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그런데 아직 바뀌지 않은 화장실이 있다. 바로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 화장실이다.

5일 본보 데이터텔링팀이 경기도교육청의 자료를 토대로 경기도내 초등학교에 설치된 화장실 변기(2020년 9월 기준)를 분석한 결과, 경기도 1천326개 학교(공립) 9만2천512개의 화장실 중 화변기 비율은 20.0%에 달했다. 남자화장실은 2만8천362개의 변기 중 화변기가 6천415개로 22.6%였고, 여자화장실은 변기 6만4천150개 중 화변기 1만2천116개로 18.9%였다. 아이들의 생활공간이나 다름없는 학교의 화장실은 유독 변화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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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체 변기 절반 이상이 화변기로 설치된 학교는 총 82곳(3만7천52명 재학)이었다. 전체 조사 대상(1천323개)의 약 6.2%를 차지한다. 수많은 초등학생이 아직도 학교에서 쭈그려 앉아 화변기를 사용하고 있다.

본보 데이터텔링팀은 아이들의 생활공간인 학교의 화장실을 직접 찾아가봤다.

화변기 설치 비율이 높은 학교에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마다 1~2개뿐인 양변기 앞에 줄을 서야 하는 곤욕을 겪거나, 다른 화장실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 심한 경우에는 화장실 이용에 두려움을 느껴 서너 시간씩 용변을 참는 학생도 있었다.

화변기 설치 비율이 낮고, 혁신 화장실로 거듭난 학교의 화장실에선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세수와 양치를 하고 장난을 치는 등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정천근 교육환경개선학부모연합회장은 “교육의 장소인 학교 화장실이 창의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면 학생들이 생각의 동기를 유발하는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음침하고 비위생적인 경기도 학교 화장실이 순차적으로 개선되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낯선 화변기 무섭고 불편 vs 편한 양변기 즐거운 공간

화변기가 설치된 수원시내 한 초등학교(왼쪽) 화장실과 화사한 분위기로 꾸며진 서울시 송중초등학교 화장실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조주현ㆍ윤원규기자
화변기가 설치된 수원시내 한 초등학교(왼쪽) 화장실과 화사한 분위기로 꾸며진 서울시 송중초등학교 화장실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조주현ㆍ윤원규기자
■ 변기 절반 이상이 화변기인 수원 A초등학교, “참다참다 집에서 볼 일 본다”

“이번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 못 가겠다.”

5일 오전 11시께 찾은 수원 A초등학교 2층 화장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1학년 학생들이 화장실을 드나들었다. 이 곳 남학생 화장실은 3칸 중 2칸이 화변기이고, 양변기는 단 하나다. 용변을 보려는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양변기에만 줄을 섰다. 양변기 줄을 본 한 학생은 “아, 화장실 못 가겠다”라며 발걸음을 다시 교실로 옮겼다. 정해진 쉬는 시간에 양변기를 이용하는 건 어려울 거란 판단이었다.

이날 화장실을 찾은 김민재군(8ㆍ가명)은 “처음 학교에 왔을 때 집화장실과 너무 달라 무섭고 편하지 않았다”면서 “(화변기가 있는) 저 칸에서 귀신이나 지네 같은 것이 나올 것 같다. 학교에 있을 땐 진짜 (용변을) 쌀 것 같아도 참았다가 집에서 해결한다”고 말했다.

1980년대 개교한 이 공립학교는 전체 학생 화장실 46개 중 21개가 화변기다. 가정에서 양변기만 사용하고 자란 학생들에게 화변기는 낯선 공간이다. 그러나 학교에선 옛날 변기인 화변기가 절반 가까이 차지해 이 곳은 사용자 없이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학생 화장실은 낙후된 곳도 많았다. 천장에서 물이 새기도 했고, 문고리가 뜯겨져 있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화변기를 접해보지 못한 학생들이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에 동감한다”며 “방과후까지 용변을 참는 학생도 속출해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는 일도 종종 있었지만 예산상 어쩔 수 없는 게 안타깝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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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 전면 개선, 서울 송중초… 학교 분위기 밝아져


“학교 화장실이 우리 집 보다 더 좋은 것 같아요”

같은 날 찾은 서울 송중초등학교 화장실은 분위기부터 화사했다. 1983년 개교한 이곳은 지난 2017년 화장실 개선 사업을 통해 ‘꾸미고 꿈꾸는 화장실’로 재탄생했다. 양변기 비율은 50%에서 90%로 높였다. 무엇보다 화장실은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한 공간이 됐다. 알록달록한 다양한 밝은 색상에다가 특히 다소 민망할 수 있는 대변기 출입문에 그림을 그려 넣어 아이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화장실 앞에서 만난 장은서양(8)은 “학교 화장실이 우리 집 화장실 보다 훨씬 예쁘다”라며 “화장실 오는 게 무섭지 않다. 올 때마다 즐겁고 밝은 분위기에서 친구들과 대화한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송중초등학교 화장실의 특별함은 이 뿐 만이 아니었다. 각 층마다 5~6명의 학생이 한번에 이를 닦을 수 있도록 긴 세면대도 만들어 학생들의 위생 관념 수립에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게 화장실은 무시하지 못할 공간이다. 예전에는 지저분하거나 좌변기가 아니어서 용변을 내내 참는 학생도 있었다”면서 “학생들의 이러한 고충을 해결하고자 2014년부터 서울시와 시교육청이 실시한 ‘더럽고 불편한 학교 화장실 퇴출 프로젝트’가 결실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화장실 개선사업으로 화장실이 밝고 활기찬 개방 공간이 되다 보니 또래 아이들끼리의 싸움도 감소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화장실 개선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애정도 높아진 것이 눈에 보인다. 여러모로 아이들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었다는 측면에서 보기 좋다”고 덧붙였다.

무릎을 굽혀 불편한 자세로 배변을 봐야 하는 화변기는 20세기 낡은 유물로 평가받아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위용을 떨치고 있다.

 [도내 초교 ‘화장실 변기’ 실태] 20세기 낡은 유물 화변기… 가평 36.1% ‘최다’2370588_1149967_4037.jpg

■ 화변기 설치 비율 가평 36.1% 가장 많아… ‘명품 화장실 도시’ 수원도 26.7%

경기도내 초등학교에 설치된 화장실 변기(2020년 9월 기준)를 분석한 결과, 도내 25개 교육지원청을 기준으로 화변기 평균 비율은 가평(36.1%), 광명(31.3%), 고양(29.1%) 지역이 높았고, 화성ㆍ오산(10.1%), 성남(12.3%), 안산(13.5%) 등은 낮았다. 아름다운 화장실 문화 운동의 발상지이자,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에서 총 26차례 수상하며 ‘명품 화장실 도시’로 인정받은 수원시는 초등학교 화장실 화변기 설치 비율 26.7%(도내 8번째)로 비교적 높았다. 경기도교육청에서는 예산과 학생 수요 등을 이유로 들어 화변기를 한 번에 바꾸기 어려운 실정이라 말한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경기도교육청은 화장실 신설 및 전면 개보수 시 사용자 의견을 반영해 20~30% 비율로 화변기를 설치하고 있다”면서 “경기도는 다른 시ㆍ도교육청에 비해 학교 수가 많아 대규모 예산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학교를 아이들이 생활하고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인식해 화장실 문화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는다.

이완정 인하대학교 아동심리학과 교수는 “어린이집ㆍ유치원 내 화장실은 아이들 시선에 맞춰 위생적이고 조화롭게 꾸며져 있다”며 “초등학교에서도 아이들이 순조롭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나 지역사회의 배려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 서울시, 초등학교 화장실 혁신으로 인식 차 드러내

노후화된 학교 화장실을 대대적으로 바꾸고 인식 대전환을 이룬 서울시의 사례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서울시는 전체 변기 절반 이상이 화변기로 설치된 학교(2020년 11월 기준)가 14곳(2.2%)에 그친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은 불쾌한 학교 화장실의 전면 개선을 목표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만들기(함께꿈)’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서울 초등학교 330개교의 화장실을 혁신적으로 개혁한 함께꿈 사업의 특징은 구성원이 직접 설계에 참여했다는 데 있다. 학생과 학부모는 ‘화장실 디자인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디자인 콘셉트부터 공간 구상, 필요한 시설에 이르기까지 화장실 리모델링에 필요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용자 중심의 창의적 놀이 쉼터로 화장실을 조성했다.

특히 최근 2년간(2019~2020년)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학교 화장실 시설 개선 예산을 보면 2019년 207억원, 2020년 79억원 등 총 286억으로 경기도교육청 자체예산 2019년 186억원, 2020년 65억원 등 총 251억원보다 35억원이나 많았다. 예산이 집행되는 공립 초등학교 수(경기도 1천300여개, 서울시 560여개)를 대입하면 연평균 1개 학교당 지원 금액은 경기도 965만원, 서울시 2천553만원으로 서울시가 경기도보다 2.6배나 높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생활공간인 학교 화장실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표해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예로부터 어른은 생각하기 좋은 장소 중 한 곳으로 화장실을 손꼽았다. 좋은 생각과 창의력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사용자의 수요가 적극 반영하는 게 좋은 행정”이라고 말했다. 정천근 교육환경개선학부모연합회장은 “경기도 개선사업을 통해 화장실이 밝고 개방된 공간으로 변했으면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학교 폭력 같은 어두운 문제도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텔링팀=정자연·김경수·이광희·장희준기자

출처 : 경기일보(http://ww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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