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화장실 평등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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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 썰물] 화장실 평등 문화
장지태 기자 다른기사보기
2012-12-07 [10:50:50] | 수정시간: 2012-12-07 [14:36:40] | 30면
고속도로 휴게소의 화장실에 들를 때면 자주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풍경이 있다. 여성화장실 앞에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다. 명절이나 휴가철, 주말에는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야구장이나 농구장, 명승지의 공중화장실 앞 풍경도 비슷하다.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공중화장실에 여성용 변기가 남성용보다 적기 때문이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지난해 전국 주요 관광지와 휴게소, 터미널 등 71개소를 조사한 결과 공중화장실의 남녀 변기 비율이 1:0.67로 나타났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여성화장실의 변기 수는 남성화장실의 대·소변기를 합친 수보다 많이 설치해야 한다. 수용인원이 1천 명 이상인 공연장·관람장·전시장, 야외음악당·야외극장, 공원·유원지 등의 공중화장실은 남녀 변기 비율이 1:1.5배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 규정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고속도로 휴게소는 아예 이 규정에서 빠져 있다.
남녀의 생리적 차이도 한 원인으로 여겨진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1회 평균 화장실 이용시간은 남성보다 2배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건축표준은 공공장소 화장실의 경우 여성화장실을 남성용보다 2배 이상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 공중화장실에 여성용을 더 많이 만들도록 법제화했다.
우리나라도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어나면서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나 공중화장실 사례처럼 아직 갈 길이 멀다. 정부가 '화장실 평등 문화' 정착을 위해 내년 초 법률을 개정, 고속도로 휴게소의 여성화장실 변기 수를 남성용의 1.5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5일 밝혔다. 신설 고속도로 휴게소뿐만 아니라 기존 휴게소 화장실에도 여성화장실을 확대하도록 법률을 개정하면 여성들의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장지태 논설위원 jj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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