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 정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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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 없는 공중화장실 정착될 수 있을까?
2017-12-14 09:01
-내년 1월부터 사라지는 휴지통
-“변기 아닌 바닥에 휴지 버려 걱정”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내년부터 공중화장실 내 휴지통이 모두 철거된다. 하지만 휴지통 없는 화장실 문화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1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전국의 모든 공중화장실의 변기 옆에 설치된 휴지통이 사라진다. 화장실 휴지통이 미관 문제는 물론 악취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자 정부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만들었다. 앞으로 화장실에서 사용한 휴지는 모두 변기에 버리도록 하되 여성화장실에는 위생용품을 버릴 수 있는 별도의 수거함이 비치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나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변화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당분간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서울지하철 화장실 사례만 보더라도 시민들이 잘 협조해줄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운 문화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 선진적인 화장실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지하철 5~8호선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1~4호선은 지난 8월부터 휴지통을 순차적으로 없앴다. 휴지통이 사라져 변기 막힘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변기 막힘 현상은 실제로 크게 늘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5~8호선의 경우 휴지통을 비치해놓던 2014년 3300여 건에 달하던 변기 막힘 현상은 휴지통을 없앤 이후인 2015년 4800여 건으로 소폭 올랐다가 지난해 3500여 건으로 다시 감소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초반에는 변기 막힘 건수가 잠시 증가했지만 지속적인 홍보 덕분에 변기 막힘 건수가 평준화됐고 휴지통에 대한 민원도 현재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공중 화장실의 청결을 책임지는 청소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여전히 휴지통 없는 화장실에 익숙치 않은 시민들이 휴지를 변기가 아닌 바닥에 버린다는 것이다.
지하철 3호선에서 근무하는 청소원 김모(51ㆍ여) 씨는 “휴지통을 없앴다고 해서 휴지통을 비우는 업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버려진 휴지를 주워 담아야 해서 업무가 오히려 늘어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특히 노인 승객들이 많이 오가는 지하철역 화장실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하철 5호선에서 근무하는 이모(52) 씨는 “주변 지역 특성상 노인들이 워낙 많은데 대부분 휴지통에 휴지를 버리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어 휴지통이 없어도 휴지를 절대 변기에 버리지 않고 바닥에 버린다”며 “아무리 홍보해도 노인 분들의 수십 년 된 습관이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없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와 관련해 표 대표는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시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표 대표는 “‘행여나 나 때문에 변기가 막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 때문에 휴지를 변기에 버리지 않는 시민들이 아직 많다”며 “변기의 성능과 휴지의 질의 과거에 비해 매우 좋아졌기 때문에 걱정말고 휴지는 변기에 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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