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 휴지통 없어지는 공중화장실 "안 막힌다"
페이지 정보
본문
“변기에 버리면 막힐텐데” 잘못된 인식
악취 없애고 청결 유지, 불편 최소화
화장지 사용은 적당히…변기 안막혀
담배꽁초 등 휴지 아닌 이물질 막힌다
물 풀림성 실험 과정 거쳐, “문제없다”
[뉴스포스트=우승민 기자] 최근 지하철 역 화장실에 가면 “화장지는 변기에 버려주세요”, “화장지를 변기에 넣으면 막혀요” 등의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동안 지하철 역 뿐 아니라 식당이나 카페 등 공중화장실에서는 ‘휴지는 변기가 아닌 휴지통에 버릴 것’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휴지를 변기에 넣으면 막히기 때문에 휴지통 이용을 권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공중화장실 변기 옆 휴지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미관이나 위생상 좋지 않을뿐더러 악취나 해충의 원인이 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휴지가 변기를 막히게 하는데 원인이 되는지 알아보았다.
(사진=우승민 기자) |
‘휴지통 없는 화장실’ 시행…인식 바뀌나
서울교통공사는 기존 5~8호선에서 운영되던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하반기부터 1~4호선까지 확대 운영한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이후 지난 8월 1일부터는 남자화장실, 9월 1일부터는 여자화장실에 시행됐다.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칸마다 둔 휴지통을 없애는 대신, 여자화장실에는 위생용품 수거함만을 비치하는 사업을 의미한다. 화장실의 악취를 없애고 청결을 유지해 시민이 더욱 쾌적하게 이용하게 하자는 취지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공사는 화장실 변기 옆 휴지통을 치우는 대신 화장실마다 세면대 옆에 일반 쓰레기통을 비치해 시민들의 이용편의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시행 초기 화장실이 자주 막힐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 유지보수 인력을 집중 투입해 시민불편을 최소화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성용 변기 칸막이 안의 경우는 위생용품을 수거할 수 있는 수거함 등을 둔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이밖에도 공중화장실 사용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화장실 청소나 보수 등을 할 때 성별이 다른 작업자가 화장실을 출입하면 입구에 안내표지판을 두도록 했다.
또한 남성 화장실 소변기에는 가로 40cm, 세로 60cm 이상의 크기로 벽면에서 돌출된 가림막을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도 함께 마련됐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지하철 5~8호선 ‘휴지통 없는 화장실’은 시범 운영 직후 시행 이전보다 막힘 빈도가 6.6배까지 증가했지만, 사업이 정착된 현재는 시행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빈도가 감소한 상태다.
이번 사업을 통해 화장실에 휴지통을 없애면서 악취가 줄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어 지하철 이용 시민들은 보다 쾌적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본다.
(사진=우승민 기자) |
서울교통공사 미화원 A씨는 “그동안 휴지통이 아닌 바닥에도 화장지를 너무 많이 버려 치우기가 힘들었다”라며 “이제는 청소하는 것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화장실에 대한 인식이 바뀔 수 있을 것 같다. 휴지통이 없어져서 너무 좋다”고 전했다.
공사는 이 사업이 빠른 시일 내에 공중화장실 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한국화장실협회, 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협력해 ‘휴지통 없는 화장실’을 홍보할 계획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휴지통 없는 화장실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가 중요하다”라며 “비치된 화장지는 적당량 사용하고, 여성용품은 위생용품 수거함을 이용해 모두가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사진=우승민 기자) |
화장지 넣으면 변기 막히나?
전문가들에 따르면 변기 안에 휴지를 넣는 게 맞으며, 휴지 때문에 변기가 막히는 건 오해라고 지적한다.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김(34‧여)모씨는 “그동안 변기에 화장지를 버리면 안 된다는 안내문을 계속 봤기 때문에 휴지로 인해서 막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휴지를 변기에 버려도 되면서 공중화장실을 사용할 때 깨끗하다고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행자부는 “물에 잘 풀리는 화장지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휴지통을 두지 않도록 해 악취의 발생을 방지하고 이용자의 편의를 향상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변기를 막히게 하는 건 휴지가 아닌 주로 담배꽁초나 음식물쓰레기 같은 이물질이다.
화장실용 휴지는 수용성으로 물에 잘 녹는다. 또한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았기 때문에 들어가면 바로 녹아버린다. 이에 따라 휴지 때문에 변기가 막힐 확률은 적다고 볼 수 있다.
국가기술표준원은 화장실용 두루마리 화장지 출시 전에 물 풀림성에 대한 기준 시험을 통과해야만 허가를 내준다. 화장지 1칸 당 600회 저은 뒤 완전히 풀릴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100초 미만이어야 통과할 수 있다.
화장지 회사 모나리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휴지 때문에 막힌다고 보기는 어렵다. 풀림성 테스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체크한다”며 “많은 양의 휴지를 넣었을 때나 이물질, 수압이 약할 경우에는 변기가 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이전글[브레이크뉴스]'유해물질로부터 안전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한 협약식 17.11.16
- 다음글[금강일보] 죽암휴게소, '제 19회 아름다운화장실 대상' 공모전에서 대통령상 수상 17.11.07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