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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문연칼럼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화장실문화연대] 앉은 그 자리를 돌아보게 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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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34회 작성일 17-01-1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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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를 보았을 것이다. 공중화장실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그 문구를 만들어낸 곳, ‘화장실 문화 연대’(이하 화문연)를 찾았다. 네이버에서 뽑은 대한민국을 빛낸 10대 문구에 해당하기도 하는 이 문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익숙할 것이다. 가깝기도 하지만 관심 받지 못하는 곳이기도 한 화장실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화문연의 표혜령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화문연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복지관 상담원 시절, 어느 고등학교에서 상담을 하고 나오는 길에 버스 정류장에서 아이들이 게임을 하길래 유심히 보았어요. 아이들이 하는 게임은 아저씨 어깨에 침을 맞추는 것이였어요.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침 뱉지 않기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녹색 소비자 이사 당시 침을 뱉는 실태에 대해 조사를 하다 보니 화장실에 눈을 돌리게 됐어요. 사람들이 침을 가장 많이 뱉는 곳도 화장실이잖아요. 결국 침이 아니라 침을 가장 많이 뱉는 공간인 화장실을 보게 된 거죠. 그때부터 화문연을 생각하게 됐고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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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배부 리스트와 표혜령 대표 님 


하시는 일 중에 캠페인 활동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 라는 슬로건은 지하철 화장실에서 제가 많이 봤는데 이 문구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그것도 침과 연계돼서 탄생한 거예요. 처음 화문연을 시작했을 당시 돈도 없고 옥탑방을 사무실 삼아 시작을 했어요. 크리스마스 카드에 ‘깨끗이 사용 하세요’라는 문구를 만들어서 시청역에 배포했었어요.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들이 소용도 없다며 붙이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붙였는데 역시 별 효과가 없었어요. 다음에는 화장실 청소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이해해서 깨끗이 사용하자는 의미로 ‘청소 아주머니 울리지 마세요’ 라는 문구를 두 번째로 사용했었어요. 하지만 이 역시도 별 효과가 없었어요. 그리고 나서 세 번째로 우리의 국민 정서를 생각해 봤어요. 우리 국민 정서가 칭찬해 주거나 자신을 인정해주는 것에 잘 반응한다는 데 착안해 공자 말씀을 변형해보았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가 탄생한 거예요. 처음에는 소용없다고 사람들이 말했지만 지금은 이곳저곳에서 반응이 좋아요. 우리 화문연에서는 무료로 하루에 평균 4~5곳으로 스티커를 보내고 있어요. 학교, 경찰서, 병원, 방송국, 그 장소도 너무 다양해요. 아무런 조건 없이 화장실 개수와 소변기 개수에 따라 무료로 스티커를 보내드리고 있는데 여전히 반응이 뜨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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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행복한 실버 봉사대 회의 



하시는 일이 다양한 것 같아요. 화문연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좋은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22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자문과 심사, 또 교육 활동 등 아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 대한민국의 화장실이 조금 더 나아지게 노력하고 있어요. 그 중 ‘행복한 실버 봉사대’라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노인 분들에게 일자리도 드리고 또 봉사활동을 통해 그 분들에게 활력을 드리고 화장실도 깨끗해지는 두가지 효과를 거두고 있어요. 총 세 분이 일주일에 세 번씩 일을 하고 있고, 이 분들의 활약으로 많은 화장실이 깨끗해지고 있습니다. 또 신고창고를 개설해서 낙후되고 불결한 화장실 신고를 받아 시정함으로써 하나 둘씩 우리의 화장실이 좋아지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화장실을 이용하는 우리 국민들의 시민의식을 바꾸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겠지요. 


화문연이 활동을 하고 나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성과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람들의 인식 속에 화장실 하면 ‘불결하다’가 떠올랐는데 이제는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는 것으로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한 펀드 매니저가 이런 말을 했어요. ‘화장실이 깨끗한 회사에 투자한다고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화장실이 불결한 회사에 투자하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 화장실은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에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은 깨끗하게 가꿔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그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자주 가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하시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화문연에는 후원이 별로 없어요. 액자나 책자, 배너광고 등을 통해 유지되고 있지만 사실상 힘든 부분이 많죠. 화장실을 고쳐주고 싶은 곳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그럴 수 없으니까 그것이 너무 힘들고요. 하지만 항상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면서 마음을 다 잡아요. 가끔 로또를 해서 그 돈으로 문화 운동을 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민간후원이 절실한 상태에요. 현재 060-700-1010으로 천원씩의 후원을 받고 있는데 많은 분들의 참여로 보다 더 나은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이런 후원문제 등으로 힘들고 회의가 느껴지기는 하지만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고 있어요. ‘내게 이런 일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요. 

2008년 계획과 바람이 무엇인가요?
2008년에는 장애인 화장실에 대한 대안마련과 더 많은 대한민국의 화장실이 깨끗하고 청결한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저의 바람은 대한민국 4천만 국민이 모두 화문연의 회원이 되셔서 모두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저희만 하는 그런 시민운동이 아니라 국민 모두와 함께 하는 운동이 되기를 바랍니다.

“난 욕망의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은가 봐요. 현재도 너무 너무 행복한 걸요.” 라고 말하는 표혜령 대표님을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가장 가깝지만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화장실을 위해 애쓰는 그녀와 화문연을 바라보면서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표혜령 대표의 말을 전한다. “화장실 문화운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이미지가 더 올라가고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에게 투자하면 적어도 손해 보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여정숙_해피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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