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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일보] “소변보다 눈도 마주쳐”…훤히 보이는 남자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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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274회 작성일 17-09-0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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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시설 등 출입문·가림막 없어 무방비 노출 내년 설치기준 변경…기존 화장실엔 적용안돼

2017.08.27

대구의 한 대학교 남자 화장실 모습. 남자화장실의 소변기 위치가 밖에서도 훤히 보인다.<br>


 
대구의 한 대학교 남자 화장실 모습. 남자화장실의 소변기 위치가 밖에서도 훤히 보인다.

앤더스(26ㆍ스웨덴 스톡홀름)씨는 교환학생으로 대구의 A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앤더스씨는 대학교 화장실을 사용하다 적잖게 당황했다.
별생각 없이 볼일을 보다가 인기척이 나 뒤를 돌아보다가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는 여학생 3명과 눈이 마주쳤기 때문.
앤더스 씨는 “바깥에서 훤히 들여다보이는 한국의 남자화장실 구조에 너무나 놀랐다”며 “스웨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실내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남자화장실을 이용하는 남성들의 불만이 크다.

행정안전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설치기준을 변경키로 했지만 기존 화장실은 포함되지 않아 남성인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오후 대구 북구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숍. 커피숍의 2층 화장실은 남녀 화장실이 서로 반대쪽에 위치해 있다.
이곳 남자화장실의 소변기는 단 1개로 통로에서 훤히 보이는 구조다.

화장실을 사용하던 김모(25ㆍ북구 태전동)씨는 “볼일을 보다 인기척이 나면 고개를 숙이고 숨죽이게 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남자화장실의 외부 노출 문제는 개인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의 화장실, 지하철역, 고속도로 휴게소 등 공공시설에도 심각한 상황이다.

대구지역의 공중화장실은 모두 2천395개지만 가림막이 설치된 남자화장실은 거의 없다. 

심지어 일부 공용화장실은 입구의 잠금장치가 훼손돼 소변기에 용변을 보는 중 다른 사람이 화장실에 밀고 들어오는 경우도 잦지만 제지할 방법이 없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2004년 남자화장실 외부 노출과 관련해 설문조사한 결과 남성의 83%가 불편을 호소했으며 특히 여성응답자의 95%가 가림막을 설치하는데 동의했다. 
여성들도 “남성이 용변을 보는 모습을 어쩔 수 없이 보는 게 민망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최근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나서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지속적인 문제제기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했다. 

남성화장실 소변기의 가림막은 벽면에서 돌출되도록 가로 40㎝ 이상, 세로 60㎝ 이상 크기로 설치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미 지어진 화장실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는 “신규로 설치되는 화장실에 대한 기준안이 마련된 것은 다행”이라며 “하지만 기존의 화장실에 대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률로 규정하지 않으면 지자체들은 공간부족과 추가예산 등의 핑계를 대며 개선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공간정책과 관계자는 “기존 화장실은 각 지자체에 가림막 설치를 권고하고 있고 올해 하반기에 집중 홍보를 통해 개선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hs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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