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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금남의 방’ 수유실… ‘슈퍼맨’은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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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28회 작성일 17-05-2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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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의 방’ 수유실… ‘슈퍼맨’은 웁니다

육아편의시설 대부분 ‘엄마 전용’
화장실 세면대 눕혀 기저귀 교환
분유 먹이려 구석진 의자 찾기도
“남성 육아에 대한 인식 개선 필요”

두살배기 아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았던 김모(34)씨는 아들에게 분유를 먹일 곳을 찾다가 기진맥진했다. 어렵사리 찾은 수유실 문 앞에는 ‘아빠는 출입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마트에는 아빠들을 위한 수유실이 마련돼 있지 않았다. 김씨는 마트 구석의 의자에 앉아 아들에게 분유를 먹여야 했다.

다중이용시설에 육아 편의시설이 늘고 있지만 대부분은 ‘엄마 전용’이다. 아빠의 육아가 저출산·맞벌이 시대의 새로운 풍속도로 등장한 지 오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나 인프라 구축은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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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모자보건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모유 수유시설 설치를 지원한다고 돼 있을 뿐 수유실 관리에 대한 세부규정은 없는 상태다. 수유실을 설치하지 않아도 법적 제재는 물론 아빠들의 수유실 출입에 대한 규정도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정부는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에서 남성·여성 화장실에 여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했지만 이는 신축 건물이나 증·개축된 경우에만 해당돼 기존 다중이용시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대형마트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에 수유실이나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돼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여성들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실제 서울 영등포구의 대형마트 5곳 가운데 남자화장실에 기저귀 교환대가 설치된 곳은 2곳뿐이었다. 대형마트에서 만난 조모(36)씨는 “공공장소의 남자화장실에 기저귀교환대가 설치된 경우는 거의 없다”며 “별수 없이 애들을 세면대에 눕혀 놓고 기저귀를 갈아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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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살배기 딸을 키운다는 주부 박모(31)씨는 “공공장소에 아빠들을 위한 육아시설이 없다 보니 엄마들이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수유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육아에 대한 남녀 모두의 역할과 책임을 생각하면 시급히 개선돼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부 김모(29)씨는 “커튼이 설치돼 아빠들도 출입이 가능한 수유실도 있다”며 “하지만 커튼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르는 남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게 불안하다”고 말했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대표는 “수유실에 ‘수유’라는 이름부터가 남자들이 들어가기 어려운 느낌이 있다”며 “가족화장실이라는 이름을 쓰는 외국 사례처럼 우리나라도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을 쓰면 남자들도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서명훈 대표는 “아빠들이 이용 가능한 제도와 시설을 갖추는 것이 남성 육아휴직 정착의 시작”이라며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관련 규정이 모호하다 보니 관련 민원이 많이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단계적으로라도 아빠들의 육아와 관련된 지침을 법제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권구성 기자 kusung@segye.com 2015.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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