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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 환경 문화 운동

달라지는 공중 화장실(우리 나라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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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65회 작성일 17-01-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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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공중화장실]

http://www.metro.seoul.kr/kor/seoulnews/monthly/199908/44.html




꽃, 그림, 음악까지 더해져 휴식공간으로 거듭난다 



▼ 송파나루 휴게소 화장실. 벽면이 시원한 통유리로 돼 있어 자연채광이 뛰어난 것이 자랑이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 난 화장실 관련 글을 보고 “아 그래! 정말 문제야”라며 맞장구를 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국내에서 대학교수로 재직 중인 일본인이 기고한 글로 불결한 화장실로 낭패를 겪었던 사연을 담고 있었다. 한국을 방문한 누나가 남대문시장 근처 삼계탕 집에서 화장실을 다녀온 후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다시 오고 싶지 않다고 했다는 것이다. 7년 전의 일로 정말 그 사건 후 한번도 한국을 찾은 적이 없다며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해서라도 화장실이 바뀌길 바란다는 말로 끝을 맺고 있었다. 

이와 비슷한 난감함을 다들 한번쯤은 겪어봤을 것이다. 어느 특정지역이랄 것도 없이 공중화장실 전체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름난 관광지나 재래시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화장실이 말썽이다. 피서철 바닷가가 그리우면서도 꺼려지는 건 감당할 수 없는 화장실의 불결함이 한몫 한다는 데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찾아오는 손님도 쫓는 문제 많은 화장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수도 서울도 화장실 문제에 있어서는 당당할 수가 없다. 한국관광공사 국내관광진흥부 박충경(43) 과장은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라 할 인사동에 공중화장실 하나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의 화장실 수준을 꼬집는다. 외국인이 인사동에 놀러갔다가 생리작용을 해결 못해 관광도 중단하고 호텔로 되돌아가는 일이 일어나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의 주요 코스인 남대문시장이나 명동도 마찬가지. 쇼핑하다 볼일이 생기면 해소할 방도가 없으니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서 그들이 얼마나 당황해 할까. 늘상 겪는 우리도 아득해질 일인데 이방인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실제 관광공사에서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과 교포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국여행 불편사항을 조사한 결과 언어소통과 교통혼잡 다음으로 ‘화장실 불결’이 문제였다. 으레 그러려니 하는 화장실이 오는 외국인을 쫓을 수도 있다는 것을 또 한번 입증한 셈이다. 

한푼의 외화가 아쉬운 판에 이렇듯 돈 들고 찾아온 손님마저 내쫓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 우리의 공중화장실 수준. 그런데 이젠 “화장실이 다 그렇지 뭐”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일이 생겼다. 2000년 아셈(ASEM), 2002년 월드컵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가 바로 목전에 닥친 것이다. 국가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큰 행사를 치르면서 화장실로 창피를 당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 송파나루 휴게소 화장실 내부. 관광공사 주최 우수 화장실 선발대회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명성답게 깔끔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 여의도공원 화장실. 이 공원에 대한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화장실 만족도가 84.3%가 나올 정도로 반응이 좋은 곳이다. 

▼ 남산 팔각정 입구 공중화장실. 남산을 찾는 외국인 들의 이용이 잦아 표지판을 한,중,영,일 등 4개 국어로 표시한 것이 특징이다. 

▼ 창경궁 앞 공중화장실. 기저귀 교환대 

▼ 소변기 위의 손가방 선반 

▼ 엄마랑 아기랑 칸 안의 유아용 변기와 어린이 보호용 의자 등은 이용자 입장을 세세하게 배려한 편의시설로 모범 화장실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가 올 들어 ‘청결한 공중화장실 만들기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는 것도 이제 더 이상 화장실 문제를 뒷전으로 미룰 일이 아니라는 절박함에서 출발한 것이다. 서울시 수질보전과 장우규(50) 오폐수관리팀장은 “지난해 시장님이 관광공사에서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여행 불편사항을 조사한 결과 화장실 불결이 세번째를 차지했다는 내용을 접하고 공중화장실 개선 지시를 내렸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한다. 

서울의 공중화장실은 모두 4천7백80개소로 이중 5백15개소는 자치구에서 관리하고, 나머지는 시 투자기관이나 사업소 및 민간이 관리한다. 시에서는 이들 공중화장실에 대한 실태조사를 마치고 올 초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상반기동안 개보수를 완료한 화장실은 모두 28개소. 장 팀장은 “내외장재를 고급화하고 통풍과 채광이 잘 되도록 해 쾌적한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아울러 장애인이나 아기를 동반한 엄마들이 이용하기 편하도록 시설을 보완했다”고 말한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 전역의 공중화장실을 점차 국제 수준으로 바꿔간다니 드디어 서울에도 화장실 혁명이 시작된 것이다. 


시에서 청결한 공중화장실 만들기에 착수 


창경궁 앞 공중화장실. 전에도 깨끗하다는 평판이 자자했지만 이번 개보수 작업으로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은은한 그린색 타일과 크림색 천장으로 우선 분위기가 고급스럽다. 창경궁 앞이라는 입지여건을 고려해 창문 하나도 전통 창살무늬를 넣었을 만큼 세심함이 엿보인다. 꽃이 있고 그림도 걸려 있어 눈이 즐겁고, 즐거운 음악소리에 귀도 호사를 한다. 센서감지 수도꼭지는 이용하기 편하고 물도 절약할 수 있어 더욱 좋다. 

그러나 뭐니해도 이곳의 최대 장점은 이용자를 배려한 편의시설. 어린이 보호용 의자와 유아용 변기를 들인 ‘엄마랑 아기랑 칸’은 유아를 동반한 엄마들이 아무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 유아를 동반한 엄마들이 공중화장실을 찾을 때면 밖에 아기를 떼어놓을 수도 없고 화장실에 안고 들어가는 것도 만만치 많아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여기선 이런 불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공간도 충분히 넓어 젖먹이와 서너살짜리 해서 두명을 데리고 들어갈 수도 있다. 

남자 화장실에 설치된 선반은 이 화장실 이용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택시기사들을 특별히 배려한 것이다. 창경궁 앞을 지날라치면 건너편에 택시들이 줄을 지어선 것을 흔히 보는데 그 이유가 화장실 때문이란다. 하루에도 서너번씩 이 화장실을 이용한다는 택시기사 김용옥씨(54)는 “원래 깨끗하기로 소문났었는데 이번 개조 후 음악소리도 나고 꽃도 있어 훨씬 쾌적해졌다”며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한다고 말한다. 화장실이 휴식공간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서울에서 사람 많이 다니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신도림역. 대일학원 쪽으로 나오면 입구 바로 붙어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여기도 이번에 새로 태어났다. 구로구청 청소행정과 이동섭씨(34)는 역세권 화장실의 지저분한 이미지를 바꿔 놓았다고 자랑한다. 

“이번 개보수의 주안점은 깨끗함과 실용성입니다. 세면기와 타일을 새로 깔끔하게 손봤습니다. 기저귀 교환대, 유아보호용 의자, 어린이용 세면대, 남자 어린이용 소변기 등의 편의시설을 설치해 아기를 동반한 엄마들의 불편을 덜었습니다. 벌써 격려전화가 구청으로 쇄도할 정도로 호응이 좋습니다.” 


시민의 인식전환이 시설 못지 않게 중요 

이태원 입구에 있는 이태원 유일의 공중화장실도 말끔히 단장했다. 여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이 화장실 앞에 설 정도로 이태원 쇼핑객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공간. 이용자의 60%가 외국인이라고 하니 국가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도 정말 중요한 곳이다. 용산구청 청소행정과 서대석씨(44)는 “세면기, 타일, 천장, 조명 등 본체만 두고 완전히 뜯어 고쳤다”고 말한다. 화장실 관리자인 장경자씨(35)는 “시설을 깨끗하게 해 놓으니 이용하는 사람도 깨끗하게 쓰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렇게 서울의 화장실이 변하고 있다. 물론 그전에도 서울에는 모범화장실이 몇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송파나루 휴게소 화장실. 석촌호수가에 자리한 이곳은 벽면이 시원한 통유리로 돼 있어 채광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린색 벽면에 원목 장식장, 그 안의 앙증맞은 선인장 화분, 그림, 꽃, 음악까지 해서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중화장실 개념을 바꾸어 놓은 곳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지난해 관광공사에서 주최한 우수 화장실 선발대회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에서도 그 명성을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올 3월 개장한 여의도공원 화장실도 기존의 화장실 개념을 뒤엎은 휴식공간. 보라빛 타일, 깔끔한 세면기, 벽면 곳곳의 그림과 명언을 담은 액자, 화려한 꽃마차가 눈길을 잡는다. 한쪽 벽면의 일정부분을 유리로 만들어 자연채광이 되도록 했다. 여의도공원관리사무소 서진석씨(48)는 “지난 6월 공원 이용객을 대상으로 한 시민만족도 조사에서 화장실 만족도가 84.3%가 나올 정도로 화장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자랑한다. 

이렇듯 서울 곳곳에서 화장실이 그 얼굴을 바꾸어간다. 그렇다면 외모만 단장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2002년 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서울시협의회(이하 문민협) 최용현(46) 사무국장은 “화장실을 새로 짓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관리”라며 “지금까지 관리자가 없어 관리가 안된 것이 아니라 생각이 없어 안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화장실은 으레 그러려니 하는 인식이 많은 문제를 낳았다는 얘기다. 

최 국장은 이에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한 준비로 새서울 자원봉사자들이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 일에 적극 뛰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화장실 개보수와 신축 등 하드웨어 구축은 시의 몫이고, 문민협에서는 의식개혁, 행동개혁이라는 소프트웨어를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새서울 자원봉사자 활동 중에 ‘깨끗한 화장실 가꾸기’가 한 분야로 들어있다. 

어쨌든 화장실은 달라져야 하고 또 달라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오는 9월에는 한국화장실문화협의회도 발족한다고 한다. 관광공사 박충경 과장은 “화장실이 깨끗해야 손님들이 많이 오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것을 업주나 상인들이 알아 스스로 바꿔나가는 것이 화장실 문화를 바꾸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이용하는 시민들도 들어갈 때 모습 그대로 해놓고 나오는 등 시민의식이 깨어야만 하루 빨리 바람직한 화장실 문화가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 새로 단장한 이태원 유일의 공중화장실(왼쪽).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이 앞에 정차할 정도로 이태원 쇼핑객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공간이다. 신도림역 앞 공중화장실(가운데와 오른쪽). 깔끔한 내부와 각종 편의시설로 역세권 화장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는데 일조를 한다. 





글·최정옥 기자, 사진·나영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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